“프린스턴대가 학부과정에 여학생을 받기 시작한 지 30여년 만에 고위직의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채워졌다”고 뉴욕타임스는 4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상아탑의 주요 직위에서 소외돼 왔던 여성들에게 프린스턴의 변화는 일종의 신호탄이며, 바닥으로부터의 변화가 축적된 결과인 동시에 앞으로의 변화를 생각하게 한다”고 의미심장한 평가를 내렸다.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8개교 중 펜실베이니아대 브라운대 등 3개 대학의 총장이 이미 여성이다. 미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미국 전체 대학 중 22%에 여성총장이 포진해 있다. 86년 9.5%, 75년 5%에 비하면 비약적인 증가세.
그러나 여성의 고위직 임용이 아직도 불안한 추세라는 주장도 많다. 교수직의 첫 출발인 조교수 중 여성이 45%를 차지하고 있지만 종신 정교수에 이르면 20%로 줄어드는데 이는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것. 타임스는 이것이 여성 차별과 육아문제 등 여성의 열악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판 연구실적 등 자격을 갖춘 여성이 많지 않다는 일부의 항변에 대해 프린스턴대 측은 “여성 임용에는 틀을 깨는 생각이 필요하다”며 “인재 채용에는 다른 것보다 인간 자체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신임 공대학장은 미국이 아닌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에서 영입했고 우드로윌슨스쿨 학장은 박사학위가 없는 변호사 출신의 하버드 법대 교수를 채용했다. 타임스는 “대학에서의 고위직 여성 증가는 대학생의 56%를 차지하는 여학생에게 ‘여자도 뭐든 할 수 있다’고 말로만 설교하는 데서 벗어나 실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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