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카스트로 옛연인, 자전적 영화통해 굴곡의삶 회고

  • 입력 2002년 7월 25일 18시 16분


“미국 정보기관이 나를 스파이로 이용해 피델 카스트로를 독살하도록 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75)의 옛 연인이라고 밝힌 독일 출신의 마리타 로렌츠(69·뉴욕 거주)가 다큐멘터리 영화 ‘사랑하는 피델(케리도 피델)’에서 미 정부의 카스트로 독살 음모를 폭로했다.

로렌츠씨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선장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쿠바로 이주했으며 쿠바 공산혁명 직후인 1959년 카스트로 의장을 만나 9개월간 짧지만 깊은 사랑을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카스트로 의장의 아기를 가졌으나 어느날 누군가에 의해 정신을 잃고 산부인과로 끌려가 강제로 유산을 당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카스트로 의장과 헤어졌으나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카스트로 의장과의 관계를 밝혀 자유 안보 애국을 앞세워 암살과 사회 불안을 조성했던 미국의 횡포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영화 출연 동기를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은 계획이 실패하자 나에 대한 악소문을 퍼뜨려 내 인생을 철저히 망쳐놓았다”며 “그러나 나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죽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카스트로 의장과 결별 후 베네수엘라로 간 로렌츠씨는 당시 독재자였던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를 만나 딸을 낳았다. 그는 나중에 미국에 정착한 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범, 하비 리 오스왈드와 사귀기도 했다. 그는 “무기 조작에 능숙했던 오스왈드가 거만하기는 했지만 암살을 꾀할 줄은 몰랐다”고 회고했다.

영화는 로렌츠씨가 친구의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여덟살 때부터 지금까지의 굴곡진 인생을 그가 독백으로 풀어나가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영화에는 로렌츠씨와 카스트로 의장의 관계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도 들어 있다.

멕시코시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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