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마리아 발현이라는 기적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당시 사제들에게 알려 오늘날 과달루페 성모마리아를 멕시코인들의 정신적인 국모이자 수호신으로 자리잡게 만든 멕시코의 성 후안 디에고가 그 주인공.
멕시코를 방문 중인 로마 가톨릭교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달 31일 멕시코시티의 과달루페 대성당에서 수십만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시성식을 지켜보는 가운데 “500년 전 멕시코시티의 테페약 언덕에서 성모마리아 출현 기적을 3차례나 체험한 원주민 디에고씨를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 속에 성인으로 선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성인품위에 오른 뒤에도 실존 인물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였던 가톨릭계가 디에고씨를 성인으로 공식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가톨릭 공식기록에 따르면 1531년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검은머리에 갈색피부를 지닌 과달루페 성모마리아가 디에고씨 앞에 세 번 나타나 자신을 기념하는 성당을 세워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처음 그의 이야기를 의심했던 스페인계 사제들도 디에고씨가 “성모마리아로부터 받았다”며 한겨울에는 피지 않는 장미꽃을 제시하고 성모마리아의 형상이 실물처럼 뚜렷이 새겨져 있는 자신의 망토를 증거물로 내밀자 발현의 기적을 인정하고 과달루페 성당을 세웠다.
올 1월 미국의 다큐멘터리 전문 TV방송인 디스커버리 채널은 ‘과달루페 성모마리아-신앙과 이성 사이에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의 망토 위에 나타난 성모마리아의 형체는 일부러 붓을 댄 흔적이 없는 초자연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고 과달루페 성모마리아가 출현한 지 얼마 뒤인 1548년 작성된 ‘에스칼라다’라는 종교서적에 과달루페 기적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는 점 등을 기적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들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