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운동가 출신으로 95∼98년까지 충남도의원을 지내고 현재는 옌볜자치주 왕칭(汪淸)현에서 3만6000평의 대규모 표고버섯 농장을 경영하는 ‘옌볜한중실업유한공사’ 오명환(吳明煥·53·사진) 대표.
그는 농토를 매입할 의사가 있는 조선족을 선별해 한국의 축산 농가에서 일하면서 돈도 벌고 축산 기능도 익히게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1차 조선족 기능 연수생 20명의 명단을 갖고 한국에 들어와 충남도와 협의를 벌였다. 충남도 관계자는 “연기군과 홍성군 등이 우선적으로 조선족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 대표는 지난달 1일 자치주의 상임고문직을 맡아 인력 추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자치주 내 왕칭, 투먼(圖們), 훈춘(琿春) 등 3개 지자체가 최근 축산 기능 습득자의 자립 지원책을 마련해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높은 편.
이 때문에 그는 한국에서 기능연수를 받고 귀국한 조선족들이 자치주 지자체의 지원으로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번 돈으로 농토를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돈 500만∼1000만원만 있으며 자치주에서 1만5000여평의 농토를 구입할 수 있다.
그가 조선족 소유의 옌볜 땅 지키기에 나선 것은 현재 자치주 토지 가운데 조선족 소유가 36%가량으로 한중 수교가 이뤄진 10년 전(60% 가량)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 조선족들이 교육열이 높아 대도시로 이주하거나 ‘코리안 드림’을 좇아 고향을 떠나는 과정에서 토지를 팔아버린 것.
오 대표는 “옌볜은 통일 후에도 중국 및 러시아 진출을 위한 한국의 교두보로서 중요한 데 한족이 땅을 사들여 조선족 자치주로서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며 “조선족 소유의 땅 지키기 운동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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