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1급장애 극복 '만능소녀' 손유리양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8시 06분


“자신감이 있으면 신체적 장애는 작은 불편에 불과합니다”

충북 청원군 남이면 청주혜화학교 고등부 1학년에 재학중인 손유리양(17). 손양은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1급 지체장애인이지만 컴퓨터, 글짓기, 노래 등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소녀’다.

손양은 첫돌이 지날 무렵 근육무력증을 앓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양손의 엄지 검지 중지 등 여섯 손가락밖에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손양의 이 여섯 손가락은 그녀의 꿈을 이뤄내는 ‘미다스의 손’이다.

손양은 2000년 워드프로세서 2급과 3급 자격증을 따냈고 올 7월 SK텔레콤이 주최한 전국 장애인 청소년 정보검색대회에서 같은 반 남자 친구 2명과 함께 참가해 130여개 참가팀 가운데 대상을 차지했다.

유달리 호기심이 많아 발명에도 관심이 높은 손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휠체어를 들어올리는 장치(버스장착용)를 발명해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각종 발명상을 받았다.

예능에도 재주가 남다르다. 전국 심신장애아 음악대회에서 2년 연속 노래부문 동상을 받았으며 글짓기대회와 웅변대회, 백일장 등에서도 입상하는 등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수업시간이면 선생님들을 도와 급우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손양의 교과목 성적은 모두가 ‘수’. 성적뿐만 아니라 워낙 밝은 성격 덕에 학교에서도 인기가 최고다.

담임교사인 이영순(李英順·36)씨는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유리는 친구들의 ‘리더’역할을 하고 있으며 같은 처지에 있는 장애아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양은 장애를 극복한 도전정신을 인정받아 30일 충북도 교육청으로부터 ‘충북학생상’(진취부문)을 받는다.

손양은 “앞으로 동시통역사나 약사가 되기 위해 더 공부하겠다”며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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