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임씨는 앞으로 월드컵 올림픽 등 큰 국제대회에서는 심판으로, AFC 주최의 각종 아시아권 국제대회에서는 감독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AFC 회원국당 한 자리밖에 배당되지 않는 심판 감독관은 심판 정년 45세를 넘긴 은퇴 심판이 맡는 것이 관례. 경기마다 판정 능력을 평가해 심판의 고과를 매기고 교육까지 담당하는 자리다. 이 같은 중요한 직책을 국제심판이 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여성에게 맡긴 것은 이례적.
필드하키와 축구선수 출신인 임씨는 94년 국내 첫 여성 축구심판이 됐고 97년엔 국제심판 자격증을 땄다. 그동안 출장한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만도 30회가 넘는다.
99년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심판상’과 2000년 AFC ‘올해의 심판상’을 수상한 임씨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AFC 평가단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이것이 이번에 AFC 감독관 선임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것.
“축구가 너무 좋아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다”는 임씨는 청주사대를 거쳐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주파거리가 축구경기에서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축구시즌이 끝난 요즘은 각종 세미나에 강사로 초청 받아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임씨는 “앞으로 심판 행정 부문 등을 더욱 파고들어 그라운드 최고의 판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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