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재활용품판매 이웃돕는 '아름다운가게' 첫수혜자 선정

  • 입력 2003년 1월 5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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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7일에 열린 ‘아름다운 가게’ 1호점 오픈식.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0월17일에 열린 ‘아름다운 가게’ 1호점 오픈식. -동아일보 자료사진
‘집에서 쓰던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수익금은 공익사업에 쓴다’는 취지로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에 1호점을 연 ‘아름다운 가게’가 수익금의 일부를 나눠줄 첫 수혜자들을 선정했다.

아름다운 가게측은 5일 “지난달 17일까지 두 달 동안 1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으며 매출의 10%인 1000여만원을 불우이웃에게 나눠주기로 하고 지난해 12월26일 6명과 단체 한 곳을 선정했다”며 “현재 이들에게 돈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가게는 11월 중순부터 한 달간 웹사이트(www.beautifulstore.org)와 매장 안의 ‘사랑의 우체통’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사연을 모았으며, 이렇게 모인 34건의 사연 가운데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수혜자로 결정했다.

먼저 대전에서 혼자 사는 박모씨(68)는 최근 암 수술을 한 뒤 약물치료를 받고 있지만 기초생활보호 대상자 혜택을 받지 못해 건물 경비일을 하면서 가까스로 생계를 꾸려가는 딱한 처지. 박씨는 한 이웃의 ‘제보’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경기도에 사는 박혜정·혜지(가명·17) 쌍둥이 자매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처지였다. 아버지가 척추장애로 일어나 앉지도 못하는 1급장애인인 데다 어머니마저 갑상샘, 자궁수술 후유증으로 거동이 어려운 상태. 이들 자매는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부모를 모시는 상황에서도 모범적으로 학교생활을 해온 점이 인정돼 생활비 일부를 보조받게 된 것.

충남 예산군의 오모씨(52·여)는 약물 부작용으로 손가락이 일그러져 일도 못하는 상태에서 수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주변의 도움만으로 근근이 살아가다가 수혜자로 뽑혔다.

청송교도소 등에서 출소한 뒤 갈 곳 없는 150여명에게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D 사설 복지단체에도 수익금의 일부가 돌아가게 됐다.

이 밖에 최근 중풍으로 쓰러진 뒤 형제들로부터도 버림받은 40대 장애인, 정신질환이 악화돼 혼자 살아가는 40대 남성, 아버지 사망 뒤 어머니마저 가출해 혼자 살아가는 10대 소녀도 수혜자로 선정됐다.

박원순(朴元淳) 아름다운 가게 상임이사는 “너무나 딱한 처지에 있는 이웃들이 많아 제한된 이들을 선정하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며 “물품 재사용 운동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더 많은 불우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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