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에서 전장소음 체험훈련 중 81mm 박격포 파편이 벙커 안으로 날아드는 사고로 순직한 고 이상수(李相洙·22) 병장의 동생인 상철(相喆·20)씨가 형이 복무했던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상철씨는 지난달 2일 다니던 회사를 휴직한 뒤 현역병으로 입대, 현재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내달 2일 부대 배치를 앞둔 상황에서 25일 형의 비보를 접했던 것. 평소 형과의 우애가 남달랐던 상철씨는 형의 순직으로 인해 3대 독자인 부친에 이어 하루아침에 4대 독자가 돼버렸다.
게다가 주특기도 형이 사고를 당한 81mm 박격포.
27일 형의 영결식이 끝난 뒤 상철씨는 가족과 상의 끝에 형이 순직한 부대에서 복무하고 싶다는 뜻을 육군측에 전달했다. 형을 추모하고 동생으로서 형이 못 다한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훈련병의 부대 배치는 규정상 컴퓨터로 무작위 추첨을 하도록 돼 있으나 육군당국은 상철씨의 뜻을 감안해 형이 복무하던 부대로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군 복무 중 순직할 경우 나머지 형제 중 1명은 훈련소 과정을 포함해 6개월을 복무한 뒤 전역할 수 있다는 관련 규정에 따라 상철씨는 4개월간을 복무하면 전역할 수 있다.
상철씨의 유가족들은 “먼저 간 형도 동생의 결정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며 “상철이가 무사히 군 복무를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외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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