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현장에 새 희망을 심어주겠다며 전국에서 6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달려온 곳이다. 이혜영(李惠英·44·주부·서울 강남구 개포동)씨가 둘째딸 권세리(權世利·17·서울 은광여고 1년)양과 함께 비지땀을 흘리는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띈다.
이씨가 사랑의 집짓기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맏딸 세연(世娟·18·여고 2년)양과 함께 천안에서 벽돌을 날랐다. 올해는 둘째딸을 데리고 와 망치로 못을 박고 있다.
“봉사를 하면 평화가 찾아와요.”
이씨는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면 견디기 힘든 난관도 극복할 수 있고, 이것을 외면하면 오히려 난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딸에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사랑의 집짓기 활동을 벌인 천안에서 집 열쇠를 넘겨받은 30대 후반의 무주택 남자 가장의 떨리는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 그 무주택자는 “이 집은 여러분(자원봉사자)의 집입니다. 아무 때나 놀러오세요”라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했다. 그는 “나도 자식이 크면 같이 무주택 서민을 위해 집짓는 현장을 찾아 땀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사랑은 끈을 이으며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봉사는 그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찾은 세리양은 “평생 처음 못을 박아 보았다”면서 “남을 위해 휴가도 희생하는 직장인들을 보면서 정말 느낀 점이 많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무주택 서민에게 집을 지어주는 한국해비타트는 4일부터 16일까지 일정으로 강릉 삼척 진주 군산에서 사랑의 집짓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기간에 총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52가구의 주택을 짓는다. 연락처 한국해비타트 02-2267-3702, www.habitat.or.kr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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