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최성용씨

최성용 씨는 2000년 납북자가족모임을 만든 뒤 납북자 송환과 가족의 피해 보상을 위해 활동해 왔다. 최 씨가 지난해 5월 외교통상부를 찾아가 납북자 송환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대처를 요구하며 항의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피붙이가 납치됐다는 이유로 온갖 서러움을 당해 온 납북자 가족의 바람이 드디어 이뤄지게 됐습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崔成龍·53) 대표는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납북자가족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6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본보 6일자 1·8면 참조

최 대표는 “그동안 납북자 가족은 일상생활을 감시당하고 ‘연좌제’로 취업은 물론 출국, 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을 유린당했다”며 “특별법 제정 수용은 정부가 납북자 가족의 피해를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납북자가족모임은 2002년 11월 납북자가족진상규명특별법을 인권위에 진정한 단체. 2003년에는 납북자 가족 피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5일 동안 인권위를 점거하고 단식농성을 벌였다.

어선 선주이던 아버지가 1967년 북한에 납치된 최 대표는 “지난해 인권위가 특별법 제정을 권고한 뒤에도 해양수산부와 국가정보원 등 7개 부처가 책임을 미루고 시간을 끌었다”며 “그 사이 일본인 납북자가 일본을 방문하는 모습을 보고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야 납북자 문제 해결의 기초를 마련한 것일 뿐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가장 시급한 것은 납북자의 생사 확인. 6·25전쟁 이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납북자 486명 가운데 생사가 확인된 사람은 46명뿐이다.

최 대표는 “납북자 가족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가족의 생사조차 모른다는 것”이라며 “나이 많은 납북자 가족이 눈을 감기 전에 정부가 좋은 선물을 안겨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천=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