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멤버 이주노(38) 씨가 넌버벌 뮤지컬 ‘프리즈’의 연출가로 변신했다.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수동 ‘롤링홀’에서 공연되는 이 창작 뮤지컬에는 25명의 댄서들이 브레이크 댄스, 파핑, 웨이브 등 길거리 춤(스트리트 댄스)을 춘다. 17일 ‘롤링홀’ 연습실에서 만난 이주노는 무대에서 연습하는 후배들의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춤추지 않는 이주노’라…, 왠지 갸우뚱해진다.
“춤을 추기만 한다고 실력이 늘지는 않아요. 요새 춤이 워낙 급속도로 발전해 저 스스로도 쫓아가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늘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연출에 임하고 있는 셈이죠.”
이번 공연은 한 발레리나가 우연히 길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추고 있는 댄서를 만나 관심을 갖고 길거리 춤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춤’으로 어우러진다는 내용이다. ‘춤’에 대한 이주노의 철학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융합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발레리나의 춤이나 관절 꺾는 힙합 청년의 춤이나 모두 표현 방식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씨는 “이번 공연을 통해 길거리 춤꾼들의 문화가 인정받고 저변 확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982년 그룹 ‘인순이와 리듬터치’의 백댄서로 춤 인생을 시작한 이주노. 그도 어느덧 ‘중견 춤꾼’이다.
“예전에는 사당패니 춤꾼이니 하며 댄서들을 비하했죠. 지금은 춤 배우러 학원을 찾으니 세상 참 좋아졌어요. 저요? ‘춤꾼’이란 소리를 20년 넘게 들었지만 제게는 가장 영광된 호칭이라고 생각해요. ‘댄서’란 표현도 싫어요. 계속 ‘춤꾼 이주노’로 불러주세요.” 공연 문의 1544-1555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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