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가 최초의 록 밴드 출신 주한 대사가 될 것 같다. 한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연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강대국 대사와 드럼 연주…. 한국적 정서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버시바우 내정자는 이미 동료 외교관들과 함께 록 밴드를 결성해 브뤼셀, 모스크바의 외교가에서 몇 차례 공연을 한 일이 있다. 예일대 재학 시절부터 가다듬은 솜씨라고 한다. 밴드 이름은 ‘Coalition of the Willing’. 직역하면 ‘의지의 동맹’쯤 되는데 외교관 밴드 냄새가 풍기는 이름이다.
그의 공연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1월 8일 뉴욕 맨해튼의 ‘니팅 팩토리’에서 가진 쓰나미 피해 기금 마련을 위한 연주회. 당시 그룹 창단 멤버인 리드 기타 안드라스 시모니 주미 헝가리 대사, 국방부 컨설턴트인 제트 백스터 씨도 무대에 함께 올랐다.
외교관이 음악으로 뭉친 것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위한 것은 아니다. 시모니 대사는 연주회 당시 “우리 팀 멤버는 강력한 하드 록(hard rock)이야말로 (군사력 대신 문화의 힘으로 상대국의 존경과 지지를 얻는) 소프트(soft) 파워라는 점을 믿는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내정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 대사로서 한국에서 ‘미국의 얼굴’이 되는 게 중요하다”며 “인터넷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한국의 젊은 세대에 미국의 정책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날 드럼 연주 계획을 자신 있게 밝힌 것도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21세기형 ‘대중 외교’와 무관하지 않다.
버시바우 내정자는 : 예일대 시절 드럼 입문… 외교관들과 록 밴드 ‘의지의 동맹’ 결성… 올초 뉴욕서 쓰나미 기금 마련 연주회도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 본보는 그동안 주한 미대사 내정자의 이름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버슈보’로 표기했으나 본인이 ‘버시바우’라고 밝혀 앞으로 이같이 표기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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