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해의’를 접한 소설가 김종록 씨, 나남출판사 조상호 사장, 이형성(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사, 이천승(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사 등 6명은 ‘동원심역연구회’를 만들어 남 옹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남 옹이 내건 조건은 간단했다. 쉽게 배우려는 사람, 점치는 것을 배우려는 사람은 안 된다는 것. 남 옹은 “주역은 점서가 아니라 우주의 근원과 변화의 이치,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는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남 옹은 3명에게 원(園)자, 다른 3명에게는 암(庵)자를 넣은 호를 지어 주었다. 채마밭(園)과 이를 관리하는 암자(庵)처럼 서로 돕고 뒷바라지하라는 뜻에서다. 이들은 2004년 초부터 매주 서울 중구 신당3동 남 옹 집에 모여 3시간씩 ‘주역해의’를 함께 읽었다.
남 옹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주역은 사람이 다행(多幸)해지기 위한 마음의 수양서”라는 점이다. “모든 운명은 자신이 쥐고 있고 길흉화복도 모두 마음에서 나옵니다. 대행(大幸)은 적선(積善)의 결과이고 대불행(大不幸)은 적악(積惡)의 결과예요. 이 외에 다른 길은 없어요. 이것이 주역의 원리입니다.”
장편소설 ‘풍수’ 등을 쓴 김종록 씨는 농담 삼아 “주역 때문에 고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마음을 거울처럼 닦으라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거든요. 소설가는 절박하고 맺힌 마음이 있어야 글이 써지는데 마음 수양으로 그런 게 없어졌으니 괴롭죠.”(웃음)
초로의 제자들은 최근 재독(再讀)을 시작했다. 주역 강의, 게임 시나리오 개발 등 주역의 대중화를 위한 작업을 펼쳐 보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