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교수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투표에서 재선이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개인의 영예라기보다는 한국 국력의 표현이라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6명을 뽑는 선거에는 10개국의 후보자들이 입후보해 경합을 벌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는 집단살해죄, 전쟁범죄 등 국제법을 위반한 개인을 국제사회 이름으로 처벌하기 위해 2002년 7월 설립된 최초의 상설 국제형사사법기관.
2003년 2월 초대 재판관 선거에서 당선된 송 교수는 추첨을 통해 임기가 3년으로 결정된 뒤 현재 ICC 최종심인 상소심재판부에 재직 중이다.
ICC의 현안은 수단과 우간다 등 아프리카 4개국에서 자행된 대량학살사건. 이미 주동자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ICC가 발부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송 교수는 “한국은 대륙법 계통이고, 저는 영미권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양쪽의 법체계에 익숙한 편”이라며 “그래서 법률적 문화적 차이에 따른 재판관들의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 ICC에서 소송서류 일체를 전산화하는 ‘정보기술(IT)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ICC만 해도 한국 재정부담금 순위가 전체 회원국 100개국 중 7위에 이르고 있지만 400여 명의 직원 중 한국인은 정규직원 1명, 임시계약직 3명에 불과하다”며 “젊은이들이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데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가 재선에 성공한 데는 본인의 역량도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 서울대 법대를 나온 송 교수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잇따라 합격하고도 학문의 길을 택해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ICC 공식언어인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다.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 한국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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