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디어]AOL "무선통신업체와 손잡겠다"

  • 입력 2000년 3월 6일 01시 30분


1월 타임워너를 합병한 아메리카 온 라인(AOL)이 차기 ‘빅딜’ 상대로 무선 통신 서비스 업체를 겨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AOL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은 최근 “벨사우스 등 무선 통신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별도의 부가장치 없이 휴대폰을 인터넷과 연결시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고 밝혔다.

케이스 회장의 의도는 타임워너와의 합병으로 영화 음악 등의 부문에서 세계적인 영상 콘텐츠를 갖춘 데 이어 이번에는 무선으로 음성 및 동영상 서비스 등을 하겠다는 것. 이는 국내 정보 통신업계가 사활을 걸고 사업권 쟁탈전을 벌이는 국제이동통신(IMT-2000)과 유사한 것이다.

케이스 회장의 전략은 지난해 몇몇 무선 통신사들과 제휴를 맺은 인터넷 포털서비스 업체인 야후에 맞대응하기 위한 것. 케이스 회장은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2000만이 넘는 AOL의 가입자들은 휴대폰으로 이메일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홈뱅킹과 주식 거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선통신업계는 인터넷 공룡인 AOL의 접근에 대해 시장을 빼앗길까봐 경계하는 분위기. 미국 최대 무선통신업체인 보다포네 에어터치는 무선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서둘러 발표하는 등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케이스 회장은 이에 대해 “PC에 사용되는 온라인 데이터 서비스와 무선 서비스 사이에 가교가 필요하므로 무선 통신이 단독으로 사업에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일침. 흥미로운 대목은 케이스가 무선 통신업체의 인수를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 케이스는 “AOL의 무선 전략은 합병이 아니라 제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독점 기업으로 판정해 해체로 몰고 가는 미국의 ‘반독점법’ 때문. 빌 게이츠의 곤혹스런 입장을 목도한케이스는 독점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2월말 의회 상원 법사위원회에 출두해 일부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타임워너의 케이블 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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