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일본의 방송에서 그 포맷과 아이디어를 사온 것. 가장 대표적인 예는 국내 방송에서도 홈비디오 소개 붐을 일으켰던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 ‘미국에서 제일 웃긴 홈비디오(America’s Funniest Home Videos)’다.
전형적인 미국 프로그램처럼 보이는 ‘미국에서…’의 원조는 놀랍게도 일본의 도쿄방송(TBS)의 버라이어티쇼 중 한 코너. 이처럼 수년전부터 일본의 방송 포맷들이 세계 방송사들로 수출되고 있다고 미 연예주간지 ‘버라이어티’가 최근 보도했다.
TBS가 세계적으로 히트친 또다른 프로그램 포맷은 ‘가족의 행복설계(Happy Family Plan)’라는 이름으로 미국 등 10개국의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오락물. 가족들이 원하는 상품을 타기 위해 아버지가 일주일동안 드럼을 배워 한 박자도 틀리지 않고 연주를 하거나, 3분내로 12개의 샴페인 잔을 피라밋 모양으로 쌓아올린 후 샴페인을 채운는 등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또 같은 재료를 놓고 두 명의 일류 요리사가 요리 솜씨를 겨루는 후지TV의 ‘철의 요리사’ 역시 미국 케이블 음식 채널등 세계 각 방송시장에 진출했다.
후지TV는 최근 청춘 남녀의 미팅프로그램인‘사랑, 사랑의 열차’의 포맷 사용권을 이탈리아 방송국에 팔기도 했다. 구애를 하는 청년이 마음에 들거나 안들 경우 여자 출연자는 열차 차단기를 조종해 그냥 통과시키거나 멈추도록 한다.
국내에도 ‘특명 아빠의 도전’ 등 유사한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했으나 포맷을 사들인 것이 아니어서 표절시비에 시달리기도 했다.
‘상업적 마인드’가 뛰어난 일본 방송들이 미국 시장을 활발히 공략하는 것에 비해 미국 프로그램은 일본 방송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외국 포맷은 일본 방송프로그램중 1%도 채 안된다. 프라임타임에 방영되는 외국 프로그램 포맷은 지난 4월 후지TV가 미 ABC방송의 ‘누가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를 원하는가’를 본뜬 오락물이 유일할 정도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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