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제외한 공화 민주 양당의 모든 예비후보들이 후보지명을 위한 첫 예비선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아이오와주에 집결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다음달 1일 열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집중하기 위해 아이오와주 선거운동을 포기했다. 아이오와주 코커스는 24일 저녁 7시 민주 공화 양당 당원들이 각각 2142개의 선거구에 모여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절차다.
11월7일 대통령 선거일에는 대통령과 부통령, 연방 상하원의원, 주지사와 주의회 의원들이 전원 선출되거나 일부 개선된다.
주지사와 주의회 의원들은 올해 실시되는 인구 센서스를 토대로 연방하원의원 선거구를 조정하게 된다. 이같은 지역구 조정은 10년에 한번씩 있다.
민주당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연임에 이어 다시 한번 대통령을 배출하려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두 전직대통령(공화)의 12년에 걸친 보수적 통치의 유산을 완전히 청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공화당은 더욱 결사적이다. 혹시라도 당내 예비후보간 대결로 민주당과의 본선에서 힘을 쓰지 못할까봐 일찍부터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 대세론으로 밀고 나가는 인상이다.
이번 예비선거전은 과거와 달리 한달반 만에 사실상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의원수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가 3월7일 예비선거를 실시하기로 일정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에서 앨 고어 부통령이, 공화당에서 부시 주지사가 후보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수를 무난히 확보할 전망이다. 이들의 경합자인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민주)과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은 뉴햄프셔주에서만 백중우세를 보이고 있다. 브래들리와 매케인은 뉴햄프셔주에서 기선을 잡더라도 3월7일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까지 승기를 몰아가기에는 힘에 부쳐 보인다.
본선은 어떻게 될 것인가. 21일 결과가 공개된 CNN방송의 여론조사에서는 부시가 53%의 지지를 얻어 고어(42%)를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는 브래들리와 대결할 경우에도 49%대 45%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내에서 고어 부통령은 전체 대의원 2169명 중 주지사 상하원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당연직 대의원 799명 가운데 520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전체 대의원의 25%를 확보하고 예비선거전에 들어가는 셈이다. 반면 브래들리 전의원을 지지한 당연직 대의원은 20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고어 부통령은 전통적인 민주당 표밭인 여성 소수인종 및 노조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브래들리 전의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거의 없는 상태다.
그렇다고 브래들리가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정치자금도 고어에 못지않을 만큼 조성했다. 반면 고어는 96년에 선거자금을 불법 모금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부시는 일찌감치 지지를 표명한 사람들에게 그가 지지할 만한 인물이라는 것을 입증하기만 하면 된다. 사상 최고인 6500만달러의 선거자금과 4000명의 선거운동원으로 구성된 주별 선거조직을 갖췄기 때문에 준비는 거의 완벽하다. 문제는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지적인 능력이 있느냐 하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 것. 오죽했으면 부시 자신이 CNN 방송의 래리 킹과의 대담에서 “사람들은 내가 예일대와 하버드대를 나왔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말까지 했을까. 그러나 부시가 예일대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다닌 것도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대통령의 후광을 업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그를 괴롭히고 있다.
<아이오와〓홍은택특파원>untack@donga.com
미국 대통령선거 절차는 미국민도 3분의 1정도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대답할만큼 복잡하다. 선거는 직접선거도 간접선거도 아닌 중간형태다. 공식 선거절차는 크게 예선과 본선으로 나뉜다.
예선은 정당들이 각당의 대통령 후보를 경선하는 절차. 24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리는 공화 민주 양당의 코커스(당원대회)가 그 출발점이다. 그러나 아이오와 코커스는 등록된 당원들만 참여하기 때문에 예선의 실질적 시작은 모든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2월 1일)다. 아이오와 등 7개주는 코커스로 예비선거를 대신한다.
뉴햄프셔주 헌법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프라이머리를 치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를 거쳐 대의원(공화 1990명, 민주 4289명)의 과반수를 획득한 사람이 각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다. 보통 3월말이면 30개주 이상이 예선을 마친다. 이 단계에서 양당의 후보가 사실상 결정된다. 이어 각당은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공식 선출한다. 대선 후보들은 전당대회에서 공약과 정강 정책을 발표한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대통령 후보들은 본선에 돌입해 대통령 선거일(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화요일)인 11월 7일까지 전국적인 유세와 TV토론을 펼친다. 엄밀히 말해 11월 7일 선거는 50개주와 워싱턴DC에 인구비례로 배분된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절차다. 선거인단은 지지후보를 미리 밝히기 때문에 선거인단 선출이 사실상의 대통령선거인 셈이다.
대선 후보들은 선거인단 규모가 큰 캘리포니아(54석) 뉴욕(33석) 텍사스(32석)주 등을 집중 공략한다. 각 주에서 한표라도 많이 얻은 정당이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몽땅 가져가기 때문.각 주에서 획득한 선거인단을 합쳐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획득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선거인단은 12월 18일(12월 둘째 수요일 다음의 월요일) 각 주 수도에 모여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후보에 표를 던지는 형식적인 대통령 선출 절차를 거친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코커스(Caucus)〓흔히 당원대회로 번역된다. 정당의 지방간부들이 주(州)의 선거구(Precinct)별로 모여 전당대회 대의원을 뽑는다. 이들 대의원이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뽑는다. 그러나 코커스 과정에서 이미 지지후보를 밝히므로 전당대회는 요식절차가 된다. 프라이머리를 따로 하지 않으면 코커스가 예비선거의 효력을 갖는다. 그러나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를 모두 하면 프라이머리가 예비선거로 인정된다.
▽프라이머리(Primary)〓흔히 예비선거로 불린다. 코커스에는 정당의 지방간부들만 참석하지만 프라이머리는 당원들만 참석하는 폐쇄형과 유권자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공개형으로 나뉜다. 코커스는 선거구별로 대의원을 뽑지만 프라이머리는 주에 할당된 대의원을 일괄선출한다. 주별로 양당 프라이머리를 같은 날 실시하기도, 다른 날 치르기도 한다.양당은 대의원의 75% 가량을 프라이머리로, 25% 가량을 코커스로 뽑는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돈싸움" 20억달러 쏟아붓는다…정경유착 폐해우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돈 싸움(머니 게임)’으로도 불린다. 선거자금이 풍부한 후보가 월등히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선 관련법은 선거자금 사용 한도를 두지 않고 있다. 후보가 원하는 만큼 선거비용을 쓸 수 있다.
자금이 풍족한 후보는 TV광고비를 아끼지 않는다. 미국 대선에서 TV를 통한 이미지 및 정책 광고는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친다. TV광고비 지출 정도는 당락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1996년 대선 때 빌 클린턴 대통령 진영(민주당)은 공화당이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많은 광고를 쏟아부었다. 대선 직전까지 1년간 클린턴 진영은 무려 4400만달러(약 495억원)를 광고비에 썼다. 클린턴이 일찌감치 승리를 굳힌 데는 광고싸움의 승리도 작용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TV광고비 증가로 올해 선거비용이 96년 대선보다 36%가량 늘어난 20억달러(약 2조25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선거자금이 풍부한 후보는 상대 후보에 비해 우수한 참모를 많이 둘 수 있다. 6500만달러(약 731억원)를 모은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공화)는 185명의 참모를 두었다. 1560만달러(약 175억원)를 모금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은 50명밖에 두지 못했다.
선거자금이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후보들은 모금에 총력을 기울인다.이로 인해 정경유착 등 각종 폐단이 야기되기도 한다.
연방정부의 최종 합병승인을 앞두고 있는 AT&T(미디어 원과 합병), 애틀랜틱 리치필드(BP아모코), 벨 애틀랜틱(GTE) 등 3개 회사는 최근 민주 공화 양당에 100만달러씩(약 12억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대가성을 띠고 있다고 언론은 지적한다.
양당은 전당대회 좌석 가격을 96년보다 3배 이상 올렸다. 96년 민주당의 시카고 전당대회 때 1등석이 10만달러였으나 올해 로스앤젤레스 전당대회(8월14∼17일)의 1등석은 30만달러로 치솟았다. 96년 공화당 전당대회 때 10만달러를 기부했던 필립모리스와 암웨이는 이번 필라델피아 전당대회(7월29일∼8월4일)에 참석하기 위해 각각 100만달러씩을 기부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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