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하루에만 후보 지명을 위한 예비선거와 당원대회가 민주당은 15개주에서, 공화당은 13개주에서 개최돼 민주당의 경우 2169명의 대의원중 1315명을, 공화당은 1034명중 613명을 선출한다. 미 언론들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과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민주)의 막판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고어와 부시의 우세가 굳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후보를 결정하는 ‘슈퍼 화요일’의 명성이 이번에도 재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 화요일’이란 용어는 1988년 남부의 대다수 주들이 같은 날 동시에 선거를 치르면서 탄생했다. 동북부의 조그만 주인 뉴햄프셔주가 오랫동안 마치 대선 판도를 좌우하는 것처럼 비쳐지자 이에 반발한 남부 유권자들이 영예를 빼앗기 위해 한꺼번에 선거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남북 전쟁에서 패배한 남부 주민들이 동북부에 바탕을 둔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받은 설움을 민주당의 지지로 발산시켜온 역사적 배경도 숨어 있다. 때문에 공화당의 슈퍼화요일은 민주당의 아성 지역에서 어떤 후보가 얼마나 표를 결집시킬 수 있는지를 전망하는 의미도 지닌다.
92년 3월 10일 슈퍼 화요일은 ‘빌 클린턴 반란의 날’이었다. 앞서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2등을 했던 ‘아칸소주 촌뜨기’ 클린턴은 이날 예비선거가 실시된 11개주 가운데 남부 8개주를 휩쓸면서 판세를 뒤집었다. 라이벌이던 폴 송가스 전상원의원은 슈퍼 화요일 패배 뒤 3월 20일 경선을 포기했고 클린턴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96년의 경우 뉴햄프셔주 선거에서 보수논객 팻 뷰캐넌에 패했던 밥 돌 상원의원이 슈퍼 화요일(3월 12일)에 실시된 7개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후 공화당의 대선 후보 지명권을 획득했다.
올해는 선거를 치르는 주들이 과거와 달리 남부에 집중돼 있지 않고 캘리포니아와 뉴욕주 등 동부와 서부에 걸쳐 넓게 분포돼 있다. 부시 주지사가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부시의 아성인 텍사스와 그의 동생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 등 부시의 승리가 확실한 남부의 큰 주들은 14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슈퍼 화요일의 승리는 곧 ‘부시〓공화당 대통령후보’라는 공식으로 연결된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