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0]연방大法 ‘솔로몬 판결’ 진통

  • 입력 2000년 12월 3일 18시 57분


미국 연방대법원은 2일 휴일임에도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 등 대법관 9명이 전원 출근, 전날 심리한 플로리다주 수작업 재검표의 연방헌법 위배 여부를 놓고 법률 검토를 계속했다.쟁점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일부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를 인정하고 개표보고 마감시한을 연장한 것이 연방헌법에 어긋나는 것인지의 여부. 연방대법관들의 의견은 보수 성향의 5명과 진보 성향의 4명으로 갈리고 있다.

보수 성향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진보 성향은 민주당 앨 고어 후보에게 우호적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연방대법관 9명의 전원일치 판결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LA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헌법 전문가인 빅터 윌리엄스 가톨릭대 교수는 보수 성향의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1일 심리에서 플로리다주의 선거문제를 연방법원이 심리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 점 등을 들어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주 대법 판결을 뒤집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은 판결일자를 밝히지 않았으나 공화당과 민주당의 변호인들은 이번 주 중반쯤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 반면 CNN 방송은 “연방대법원이 중요한 사건일 경우 심리 후 하루만에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며 빠른 판결을 시사했다.

▼플로리다주 이틀간 심리▼

부시 후보는 2일 텍사스주 자신의 농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곧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반면 고어 후보는 최정예 변호사들을 동원,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수작업 재검표 소송 심리에서 유리한 판결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했다.

한편 플로리다주 리온 카운티 순회법원의 샌더스 솔스 판사는 민주당이 낸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등의 재검표 요구 소송과 관련해 증인을 출석시킨 가운데 2, 3일 이틀간 심리를 벌였다.

솔스 판사는 2일 오전부터 투표기계 및 통계 전문가 등을 상대로 9시간여에 걸쳐 심리를 벌인 뒤 정회했다가 3일 오전 9시 심리를 속개했다.

▼고어측의 재검표청원 기각▼

이에 부시 후보측 변호사들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등에서 수작업 재검표 집계가 허용될 경우 브로워드 등 2개 이상의 카운티도 즉각 재검표를 해야 한다는 청원서를 2일 제출했다. 앞서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1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등의 무효표 1만3000여표의 재검표를 긴급히 실시해 달라는 민주당의 청원과 함께 나비형 투표용지로 문제가 된 팜비치 카운티 재투표 요구 소송을 각각 기각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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