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부상한 존 케리 상원의원(61)의 인생엔 극적인 요소들이 많다.
군인과 외교관 경력의 아버지, 출판재벌 포브스 가문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외국에서 사립학교를 다니는 등 귀족적인 성장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명문 예일대를 졸업한 1966년 해군장교로 베트남전에 참가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베트남전에서 쾌속정을 지휘하며 사선을 넘나든 공로로 은성무공훈장을 비롯한 여러 개의 훈장을 받았으며 ‘전쟁영웅’으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그는 70년 전역한 뒤 미 상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가 참전을 비판하면서 반전운동의 기수로 변신했다. 이어 72년 의회 진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보스턴 법과대학원에 진학해 변호사가 됐다.
이후 매사추세츠주 검사와 법무장관을 거쳐 82년에 부지사, 85년에 상원의원에 당선됐으며 이후 4선을 기록하면서 정치적 야망을 키워왔다.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유력시됐지만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에게 부통령 후보 자리를 내주고 결국 대통령에 직접 도전하게 됐다.
같은 예일대 출신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자와 마찬가지로 대학 시절 ‘해골과 뼈(Skull and Bones)’라는 부유층 출신 남학생 비밀 사교클럽 멤버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그가 후보가 되면 부시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어렵고 민주당 지지층인 소수민족과 저소득층 유권자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한 대학생이 자신의 ‘귀족적’ 출신 배경을 지적하자 “당신과 내가 어디서 왔느냐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어디로 가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지난해 전립샘암 수술을 받아 대통령 출마가 어렵지 않을까하는 관측도 있었지만 완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80년대 중반 이혼한 뒤 한동안 여배우들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으며 95년 ‘친구의 미망인’과 재혼했다. 케첩 제조회사를 경영하는 하인스 가문의 상속인인 존 하인스 전 상원의원과 사별한 테레사 하인스가 현재 그의 부인이다. 본부인과의 사이에 두 딸이 있고 재혼한 부인과는 세 아들을 뒀다.
포르투갈 의사의 딸로 5개 국어를 구사하는 부인은 재산이 5억5000만달러로 2002년 포브스가 뽑은 미국의 400대 부자 명단에 들어있다.
맨체스터(뉴햄프셔주)=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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