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4]‘부시 때리기’보다 ‘케리 알리기’ 주력

  • 입력 2004년 7월 26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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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을 미국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26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4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개막 전날인 25일 보스턴에는 약 5000명의 대의원과 전 세계 언론의 취재진, 대회 참관 인사들이 도착했고, 대회장 주변에는 테러 비상에 따라 삼엄한 경계조치가 취해졌다.》

▽전당대회 전략=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케리 후보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를 애국심과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인물로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켜 대선 승리의 결정적 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특히 케리 후보가 대선의 최대 이슈로 등장한 국가안보를 책임질 능력과 의지를 갖춘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는 긍정적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대신 8개월 동안 집중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과 비판은 자제할 방침이다.

이런 전략은 8000만달러를 들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케리 후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유권자가 30%에 이르는 현실을 반영한 것. 케리 후보 자체보다 ‘반(反)부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케리 후보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반성이 전략 수정의 배경이다.

전당대회는 케리-에드워즈 후보 알리기에 집중하게 된다. 지지 연설에 나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연사들도 케리 후보의 능력 및 비전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도록 했다.

민주당의 결속력을 과시하는 한편 부동층을 흡수해 대권 고지로 다가서기 위한 움직임인 셈이다.

▽전당대회 기대 효과=과거 미국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 지명과 전당대회는 대통령 후보의 지지도가 급등하는 계기가 됐다.

대표적인 경우가 클린턴 전 대통령. 1992년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무려 16%포인트 상승했다.

케리 후보의 경우 부통령 후보 지명 후 일시적인 지지도 상승이 있었지만 현재는 주춤한 상태. 올해는 전당대회를 치러도 지지도 급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미국인들이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로 팽팽하게 분열된 데다 지지자의 결속도 높아 큰 폭의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장점과 약점을 모두 갖고 있고 선거가 국가안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당대회의 지지도 상승효과는 역대 선거 때의 7∼9%포인트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의 성패는 케리 후보가 유권자에게 분명한 인상을 각인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보스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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