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진보 성향 일간지 가디언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유권자에게 특정후보 지지를 당부하는 편지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가디언은 13일 특집면을 내고 희망자를 미국 오하이오주 클라크 카운티의 유권자와 일대일로 맺어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하이오주는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다. 편지쓰기 희망자에게는 가디언이 오하이오주 유권자의 이름과 주소를 알려준다. 가디언은 “미국의 대통령선거 결과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데도 지금껏 미국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의사 표현을 못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가디언은 가장 설득력 있는 편지를 쓴 4명을 뽑아 오하이오주 여행을 시켜주는 경품까지 내걸었다. 캠페인 시작 이틀 만에 7000명이 동참 의사를 표시했다.
가디언은 특집면에 “영국인 47%는 존 케리 후보를, 16%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밝혔다. 스스로 지지 후보를 밝히진 않았지만 사실상 케리 후보를 미는 셈이다.
가디언은 △강요하지 말고 예의를 갖춰 쓸 것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밝힐 것 등 편지 쓰는 요령까지 제시했다.
특집면 편집자 이언 카츠는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미국 유권자들이 미국의 선거가 나머지 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 유권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클라크 카운티의 한 유권자는 “우리 정부는 다른 나라의 선거와 정치에 수없이 개입해왔다”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얼마든지 미국에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영국 삼류신문의 시도에 동요될 주민은 없을 것”이라고 차갑게 반응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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