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으로 볼 때 협상에는 양측 당사자가 양보할 수 없는 쟁점이 있다. 협상 대표들은 이런 문제들을 우선 정밀하게 선별해야 한다. 1978년 캠프데이비드 협상에서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 그리고 나는 초반에 예루살렘의 지위문제에 역점을 두었다.
그러나 우리는 곧 이에 대한 주권은 너무나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 우리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어떤 이스라엘 지도자도 예루살렘에 대한 주권을 포기할 수 없으며, 이집트나 아랍의 어떤 지도자도 이를 양보했다가는 ‘정치적으로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서로가 동의할 수 있는 협상안, 즉 이 도시를 이슬람 유대인 그리고 기독교인이 모두 접근할 수 있는 ‘성지’로 삼고 각각의 종교 대표가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보장하자는 데 합의할 수 있었다. 이 도시를 관리하는 시 평의회는 주민수에 따라 대표를 구성해 각각의 다양한 문화와 교육기관을 유지토록 했다.
그렇다고 이 정도만으로 예루살렘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는 기초과정일 뿐이다. 이 도시의 일상적인 기능에 대한 합동관리 등 실제적인 문제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말 어려운 것은 법적인 주권 문제인데 이는 현재의 지도자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나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 그 누구도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협상 중재자가 염두에 둬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중립적인 입장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이 잘 타결되지 않을 경우, 한쪽에 찬사를 보내거나 다른 한쪽을 비난하고 싶은 ‘정치적 유혹’이 강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게 한다면 앞으로의 협상에 결정적인 난관을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다. 중재자는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이스라엘인, 팔레스타인인들은 협상을 계속해서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 바라크 총리 그리고 아라파트 수반 등 지도자들은 용기를 갖고 단호한 의지로 협상을 진척시키고 있으며 가장 중요하고도 까다로운 문제를 솔직한 태도로 접근, 궁극적인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그러나 서둘러서는 안된다.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면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도자들 모두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겨주는 장기적인 협상과정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장차의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 틀림없다.
(원문은 http://www.nytimes.com/yr/mo/day/oped/06cart.html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미 카터(前 미국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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