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당선자는 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샤론 당선자의 임무는 온 나라를 통합시키는 정부를 만들어내는 것뿐만이 아니다. 오슬로에서 그런 ‘사기극’이 벌어졌었던 만큼, 본국 내의 유대인들과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은 물론 해외의 이스라엘 지지자들에게까지 모두가 하나로 묶여 있다는 의식과 목적 의식을 심어 주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임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샤론 당선자는 좌파를 끌어들이기 위해 그의 순진한 전임자인 에후드 바라크 전총리가 실시했다가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던 전면적인 양보정책을 일부라도 채택할 수 있을까? 샤론 당선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테러가 멈추지 않는 한 협상은 없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은 내가 팔레스타인 난민의 유입을 막고, 분단되지 않은 예루살렘을 수호하리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가 “진심으로, 진정으로” 팔레스타인인들과 협상을 할 용의가 있음을 전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면 무엇일까? 그는 “바라크 전총리의 방법은 실패했으므로 우리는 다른 방법으로 다른 방향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샤론 당선자는 마치 ‘불도저’ 같은 이미지를 지닌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더 외교적이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화술이 좋고 다국어를 구사하는 외교관 아비 포스너를 유럽으로 보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그가 보낸 세 명의 ‘동방박사들(모셰 아렌스, 잘만 쇼발, 도어 골드)’이 워싱턴에 도착할 것이다. 그들의 화제는 단순히 팔레스타인의 배척주의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중동지방의 전략을 짜는 데에는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의 상호 이해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전 국방장관이었던 아렌스는 아마도 미국 국방부에서 전세계 미사일 방어전략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내년쯤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 아라파트 수반의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봉기)가 편두통이라면 후세인 대통령의 핵폭탄은 실존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샤론 당선자는 또한 러시아와 이란이 암묵적인 협정을 맺은 후 이란이 체첸의 이슬람 반군들을 지원하지 않는 대신 푸틴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러시아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고려에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는 샤론 당선자는 때로는 개방적인 태도, 정치적 유연성, 자신의 임무에 대한 의식, 유머 감각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샤론 당선자가 정말로 통합을 주장하게 될 때 이보다 더 놀라운 일은 없을 듯 싶다.
(http://www.nytimes.com/2001/02/12/opinion/12SAFI.html)
윌리엄 사파이어(NY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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