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공격은 지금도 미국 국가안보에 가장 커다란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핵무기를 대폭 줄이는 것은 미국의 국가이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그러나 1991년 1차전략무기감축협정(STARTI)이 체결된 이후에도 워싱턴과 모스크바에서는 핵무기 감축계획의 실시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일방적’인 핵무기 감축이 가져올 정치적 영향을 두려워한 데다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가 연방법을 개정해 대통령이 STARTI에 규정된 수준 이하로 군비를 줄이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미국은 현재 적대적인 국가를 파괴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지나치게 많은 전략무기들은 미국의 납세자들뿐만 아니라 러시아에도 큰 경제적 부담을 준다. 미국에 맞서려면 러시아 역시 경제력을 훨씬 뛰어넘는 전략 전술 무기를 보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경제적 이유 때문에 러시아의 군사 지도자들은 정치인들에게 핵탄두의 수를 1000개 이하로 줄일 것을 촉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 의회가 핵무기를 대폭 감축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의원들이 미사일 발사시스템을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시스템에 대해 의원들에게 브리핑을 하도록 군사 지도자들에게 명령을 내려야 한다. 만약 이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이 더 많이 알려진다면 부시 대통령은 무기 감축과 관련해 틀림없이 민주 공화 양당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핵무기가 폭발하게 될 지역이 수천개의 빨간색 원으로 표시되는 광경을 본다면 의원들도 미국이 지나치게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납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회는 핵무기를 감축하는 일 외에도 ‘넌―루거 합동 위협감축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은 핵물질을 빠르고 안전하게 제거하는 비용으로 러시아에 매년 4억5000만달러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이 프로그램에 대한 의회의 지지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핵무기 해체비용과 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핵물질 처리비용으로 러시아에 더 많은 돈을 제공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에 이처럼 러시아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방안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제는 그 말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부시 대통령이 미국 핵무기의 즉각적인 감축과 넌―루거 프로그램의 확대를 실행에 옮긴다면 그것은 곧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대한 커다란 봉사가 될 것이다.
필자〓밥 케리(전 상원의원)
(http://www.nytimes.com/2001/03/02/opinion/02KER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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