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총리가 되기 전까지 푸틴 대통령은 그야말로 ‘무명의 정치 신인’이었다. 더욱이 소련 비밀경찰(KGB) 출신이라는 그의 경력 때문에 ‘푸틴시대’의 개막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푸틴은 ‘위대한 러시아 재건’을 내걸고 초강대국 시절의 ‘과거’를 그리워하는 향수를 자극, 3월 러시아 대선에서 압승했다. 그후 체첸전을 밀어붙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정상외교에 나서는 활기찬 행보를 계속해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매장량이 풍부한 석유의 가격이 모처럼 폭등해 오랜만에 경제가 살아나는 행운도 따랐다. 언론탄압 시비와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침몰 등 악재도 많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최고지도자에게 여론은 언제나 변덕스러웠다. 온갖 비난 속에 물러난 옐친 전 대통령도 집권 당시는 ‘영웅’이었다. 따라서 지금은 상한가의 인기를 누리는 푸틴 대통령도 언제 추락할지 모른다. ‘병든 대국’ 러시아를 치유하는 것도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푸틴 정부는 내년부터 모든 분야에 걸쳐 사활을 건 개혁정책을 추진한다. 새해는 ‘푸틴의 러시아’의 앞날을 결정하는 고비가 될 전망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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