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명의 이재민을 낸 시베리아 홍수를 진정시키기 위해 러시아 공군까지 동원됐다. 러시아 공군은 17일 4대의 폭격기를 동원해 홍수를 불러일으킨 레나강 일대의 부빙(浮氷)등 얼음덩어리를 파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작업이 18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홍수의 원인은 사상 최대의 혹한이었던 지난 겨울에 내린 눈과 아직까지 남아 있는 얼음 때문. 봄이 되면서 눈과 얼음이 녹으며 수위가 2m가까이 올라가 야쿠츠크공화국 렌스크의 경우 시내의 90%가 침수됐다. 게다가 녹지 않고 남아있는 얼음덩어리가 강물의 흐름을 막아 ‘댐’ 같은 역할을 해 홍수 피해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레나강에는 80㎞에 이르는 거대한 얼음덩어리 때문에 강이 범람했다.
유일한 해결책은 얼음덩어리를 폭파해 얼음 조각을 하류로 흘려 보내는 것. 그러나 큰 얼음덩어리 하나를 깨는 데 30t의 폭약을 사용해 몇 차례의 시도 끝에 겨우 성공하는 등 폭파작업이 쉽지 않았다. 결국 생각해낸 것이 폭격기를 이용한 공중폭파 작업. 러시아 관영 ORT방송은 비상부의 긴급 지원요청을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공군 동원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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