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성생활 당분간 하지 말자"

  • 입력 2001년 7월 16일 00시 35분


에이즈로 하루 700여명이 숨지고 있는 케냐의 대통령이 국민에게 당분간 성생활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대니얼 아랍 모이 대통령은 최근 케냐 약사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촉구하면서“콘돔에 대한 케냐인의 거부감이 매우 크지만 앞으로 4년간 3억개의 콘돔을 수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케냐 가톨릭계와 일반 시민은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이 같은 호소에 냉담하게 반응하고 있다.

케냐 인구 3000만명 중 200만명 이상이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로 추정되고 있다. 케냐 정부는 1999년 에이즈 확산을 ‘국가 재난 사태’로 규정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신문에 ‘에이즈’라는 말이 등장하지조차 않을 정도로 케냐 사회는 에이즈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값싼 에이즈 치료제 수입 허용 법안을 정부가 통과시켜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콘돔 사용에 대한 반발도 강력해 독일의 한 제약회사가 케냐에 콘돔 제조 공장을 세우려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공장을 건립했다.

나이로비의 한 대학생은 “대통령이 수치심을 무릅쓰고 성생활 중단 권고와 콘돔 수입 계획을 직접 발표한 것은 이제 에이즈 문제가 국가 생존의 문제가 되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나이로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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