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미군의 정식 공습이 시작되기 4∼5시간 전인 20일 오전 1시경(이라크 시각) 요르단 국경을 통과해 바그다드를 향해 300㎞ 정도 들어가다 킬로 16이라는 곳에서 미군 헬리콥터가 발사한 미사일을 맞고 숨졌다. 당시 그는 잠시 차를 세우고 도로 인근의 운전자 휴게소 건물로 들어가 바그다드의 라흐하이 택시운송회사로 전화를 걸던 중이었다.
그의 택시에 탑승했던 이라크인 아부 모함마드가 바그다드로 들어가 이같은 사실을 라흐하이 택시운송회사에 알렸다. 이같은 사실은 동료 운전사인 아르캄 아부 사마하가 바그다드를 출발해 20일 오후 요르단 국경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사마하는 "내가 나올 때 붕괴된 도로변의 건물에서 알 바스의 시신을 봤다"며 "추가 붕괴 위험이 커서 도저히 그의 몸을 빼낼 수가 없었다"며 슬퍼했다.
숨진 알 바스는 아내와 생후 10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다. 그는 팔레스타인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에서 태어났으며, 18세 때 부모와 함께 요르단 암만으로 이주해와 살았다. 그동안 버스와 택시 운전사로 일하며 암만과 바그다드를 오갔고, 최근에는 꽤 돈을 모아 집 값이 싼 바그다드에 집 한 채를 샀으나 전쟁이 임박해오자 처자를 데리고 암만으로 빠져나왔다.
그러나 이날 무슨 이유로 위험을 무릅쓰고 바그다드로 들어갔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바그다드에서 암만으로 빠져나오는 택시 값이 평소의 10배에 달하는 1000달러까지 치솟자 운전사들이 아슬아슬한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라크를 지지하고 있는 팔레스타인해방전선(PLF)은 20일 숨진 알 바스가 자신들의 조직원이었다며 "그의 순교자적인 희생은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간의 연계를 상기시켜준다"고 발표했다.
루웨이시드(요르단 동부 마을)=권기태 특파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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