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자유 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은 과연 미국의 주장대로 이라크인들을 해방시키고 있는가.
21일 이라크의 남부 도시 움카스르에 진입한 미 해병들은 이라크인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쿠웨이트시에서 수신되는 알 자지라 방송(카타르), 알 아라비아 방송(레바논), 쿠웨이트 TV는 미 해병들이 진주한 움카스르에서 이라크인들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초상화를 찢거나 신발을 벗어 때리는 장면을 보도했다.
화면에 따르면 일부 이라크인들은 “사담 후세인, 이제는 끝”이라고 외치며 춤을 췄다. 미 해병의 볼에 입을 맞췄고 미 해병과 악수했다.
이라크 사정에 정통한 쿠웨이트인 바젤 로트피는 “아랍 TV를 보면 이라크인들은 미군의 진주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1년부터 중동에서 외교활동을 해온 아랍전문가 김동억(金東億) 쿠웨이트 주재 총영사도 “남부 이라크인들의 초기반응은 미영 연합군에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 총영사는 “이라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원유가 매장돼 있고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강이 국토의 50%를 옥토로 바꿀 수 있을 만큼 수자원도 풍부한 국가”라며 “지난 20여년간 잇단 전쟁을 일으켜 국토와 국민의 삶을 황폐화시킨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증오가 확산돼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전선에서 미영 연합군과 함께 이동하고 있는 뉴욕 타임스 종군기자 덱스터 필킨스는 22일 “이라크의 국경 마을 샤프완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미군을 ‘해방자’로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68세의 한 노파는 이슬람에서 알라신과 모하메드에 바치는 구절인 ‘평화가 당신에게 있습니다(peace be upon you)’를 미군들에게 외치며 “나는 더 이상 사담 후세인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트피씨는 “이라크 남부는 이슬람의 시아파가 거주하고 있어 수니파의 이라크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아왔다”며 “이번 전쟁이 해방전쟁인지는 앞으로 이라크 중부의 반응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21일 이라크에 진격한 미군들에게 성조기를 꽂지 말라고 명령했다. 이날 오전 움카스르에 진입해 도시 입구의 이라크 국기를 내리고 성조기를 올린 미 해병들은 다시 성조기를 내렸다.
이에 앞서 영국의 제프 훈 국방장관은 “이라크에 휘날리는 성조기는 마치 우리가 점령군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며 “이 문제를 미국측에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홍은택 특파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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