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WAR]"아군 위치노출…戰場서 위성전화 쓰지마"

  • 입력 2003년 4월 6일 19시 12분


본보 김성규 특파원이 쿠웨이트에서 6일 위성전화로 취재하고 있다.쿠웨이트=이훈구특파원
본보 김성규 특파원이 쿠웨이트에서 6일 위성전화로 취재하고 있다.쿠웨이트=이훈구특파원
전쟁터의 필수 통신수단으로 이용되는 위성전화가 통신보안 문제로 수난을 겪고 있다.

위성전화는 이라크전쟁에서 특히 각광받고 있는 민간 통신수단. 아랍에미리트 소재 위성전화 회사인 투라야사에 따르면 개전 이후 하루평균 이라크 내에서만 1만7000분의 통화가 이뤄지고 있다.

미군부대에 배치된 600여명의 종군기자들은 대부분 위성전화를 쓰고 있으며 이라크 상류층 시민들은 물론 정부와 군 지도부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망이 파괴되면 사용할 수 없는 일반전화와는 달리 비교적 끊기지 않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최근 미군과 이라크군은 거의 동시에 민간인의 위성전화 사용에 철퇴를 내렸다.

미 중부군사령부는 “종군기자들의 위성전화 통화 내용을 이라크군이 추적, 미군의 위치가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기자들이 쓰고 있는 투라야사 위성전화기 500대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미군이 이라크측의 위성전화를 추적, 정밀폭격 대상의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의 통화가 혼선을 빚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라크 정부도 국민들에게 “개인 소유 위성전화가 적들에게 위치와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며 모두 보안당국에 예치하라고 명령했다.

위성전화는 건물 내만 아니면 사막이든 계곡이든 어디서나 양호한 음질의 통화가 가능하다. 투라야사 위성전화의 경우 이라크에서 한국으로 걸 때 통화료는 분당 0.8달러(약 1000원)가량이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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