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방자치단체인 도야마(富山) 현 도야마 시가 이 같은 상식을 뒤집는 고령사회 대책을 적극 추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야마 시 고령사회 대책의 두 기둥은 ‘도심에의 인구 집중 유도’와 ‘탈(脫)수발’.
▽교외주택은 고령사회의 적=도야마 시는 일본 지자체 중 소문난 부자 동네로 자동차 보급률이 지자체 중 수위를 다툰다. 거주지는 한적한 교외 지역에 분산돼 있다.
과거에는 이 점이 도야마 시의 자랑거리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리 마사시(森雅志) 도야마 시장은 “운전조차 할 수 없는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인구의 교외 분산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혼자 사는 고령자들이 갑자기 쓰러진 채 며칠씩 방치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자동 센서로 체온과 움직임을 감지해 고령자에게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재정을 들여 보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모리 시장은 “도심에 인구를 다시 집중시키고 차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정의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야마 시는 도심에 집을 짓는 가구에는 100만 엔(약 1000만 원)을 보조하고 있다. 또 교외에 살다가 도심의 셋집으로 이사하는 가구에는 임차보조금으로 매달 1만 엔씩 3년 동안 지원하고 있다.
▽불편하게 만드는 복지=도야마 시가 재정을 지원하는 민간 고령자 복지시설인 알펜하이츠 1층 체육실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가 즐비했다.
걷기조차 힘들어 보이는 고령자들이 직원들의 지도를 받아가며 기구와 씨름을 하는 모습은 운동이라기보다 고문에 가까웠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물건을 넣어 두는 사물함의 높이가 낮아 고령자들이 허리를 굽히지 않고는 꺼낼 수가 없었다. 식당 복도 응접실 등 모든 곳이 불편한 점 투성이였다.
무로타니 다미코(室谷民子) 알펜하이츠 이사는 “고령자가 불편한 현실세계에서 혼자 생활해 나가는 훈련이 되도록 일부러 모든 시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도야마 시에는 이와 비슷한 시설이 28개에 이른다. 즉 장애 증세가 가벼운 고령자에게는 수발을 하기보다 재활을 통한 자활을 유도하는 것이 도야마 시의 방침이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배우 권상우를 좋아해서 생전에 한국을 한 번 여행해 보는 것이 꿈인 이소시마 후마(92·여)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축을 받지 않으면 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알펜하이츠에 1년간 다닌 결과 지금은 지팡이만 있으면 혼자 걸을 수 있게 됐다.
이소시마 씨뿐 아니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은 고령자 절반 이상의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
도야마=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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