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리랑카 태국 인도 등에서 각각 수천 명의 실종자가 발생해 희생자는 2만 명이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진에 이어 최고 10m 높이의 엄청난 해일이 몰아닥쳐 수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전망이다.
최악의 해일 피해를 당한 스리랑카와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희생자가 많았으며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몰디브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얀마 역시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태국 푸케트에서는 한국인 임우정(33·말레이시아 거주)씨가 익사하고 배모 씨(75·여)가 해일에 휩쓸려 실종됐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푸케트에는 수백 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한국인의 피해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에 있는 현대자동차 현지공장에서는 선적용 차량 3000여 대 가운데 1000여 대가 해일로 바다에 잠겨 약 60억 원의 피해를 봤다.
미국 지질연구소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1620km 떨어진 북수마트라 서부해안의 해저 40km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으며 리히터 규모 8.9의 지진은 1900년 이래 5번째로 강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규모에 대해 AP통신은 해일이 덮친 스리랑카에서 최소한 4500여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고 현지 구호관리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리랑카 해안지역에서는 국민의 5%에 해당하는 100만 명이 지진과 해일 피해를 봤다.
인도네시아도 수마트라 섬의 아체 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1902명이 숨졌으며 지진에 놀란 주민 수천 명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와 안드라프라데시 주의 해안에서는 조업 중 실종된 어부를 포함해 2016명이 사망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자카르타·뉴델리·콜롬보=외신 종합 연합
▼진앙부근 印尼 해안마을 흔적도 없어▼
휴일인 26일 동남아 일대를 강타한 리히터 규모 8.9의 강진은 진앙에서 가까운 인도네시아는 물론 태국, 스리랑카,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몰디브까지 휩쓸어 지구촌 전체를 지진 공포에 몰아넣었다.
수소폭탄 270개를 동시에 터뜨린 것과 같은 위력을 가진 이번 지진은 직접적인 피해뿐 아니라 최악의 해일을 동반해 피해가 더욱 컸다.
공교롭게도 이번 동남아 지진은 지난해 12월 26일 이란 남부도시 밤의 대지진과 같은 날 발생했다. 당시 밤 시 일대에서 2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번 지진은 진앙인 수마트라 해안에서 2000km나 떨어진 방콕과 950km 떨어진 싱가포르에서도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강력했다.
싱가포르 지진당국은 싱가포르 곳곳에서 지진파를 감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진앙에서 가까운 수마트라 섬 북부 아체 주에서는 지진으로 아스팔트 도로가 1m나 솟구쳐 오르고 해안가 마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했다.
○…지진이 몰고 온 해일로 최악의 인명피해를 낸 스리랑카 남부 우나와투나의 한 주민은 BBC 인터넷판에 올린 목격담에서 “구호 헬리콥터나 구호대원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 스스로 살아야 하는 형편이다”라고 절규했다.
○…최악의 피해를 본 스리랑카에서도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인도네시아 쪽 인도양에 접한 무투르와 트링코말리 지역. 사망 실종자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해안도시 대부분이 해일로 파괴돼 이재민도 수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일을 즐기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던 말레이시아 페낭 해변을 덮친 해일은 높이가 5m에 이르렀으며, 해안에 있던 소형 선박과 바닷가 휴양시설을 종잇장처럼 파괴했다.
수도 콸라룸푸르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던 이번 지진으로 페낭의 고층 아파트와 호텔 투숙객에는 임시 대피령이 내려져 수만 명이 대피했다.
○…유럽연합은 우선 피해국들에 300만 유로(약 42억 원)의 지원금을 약속했다. 프랑스 정부는 성명을 통해 아시아 피해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성탄 시즌을 맞아 들려온 막대한 피해 소식에 비통하다.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내용의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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