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희생자수 집계=AFP 통신은 인도네시아발 지진 및 해일로 인한 사망자가 29일 현재 8만789명이라고 집계했다. 이 통신은 그러나, 복구 작업이 진행될수록 희생자가 속속 발견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AFP에 따르면 지금까지 알려진 인도네시아의 희생자는 4만5268명. 스리랑카와 인도가 각각 2만2493명과 1만8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이 1829명, 미얀마와 몰디브가 각각 90명과 67명의 희생자를 냈다. 소말리아 114명 등 아프리카에서도 125명이 해일로 목숨을 잃었다.
반면 로이터 통신은 30일 오전 8시(한국시간) 현재까지의 사망자 수를 7만8866명으로 집계했다. 로이터는 아프리카에서의 희생자수에 대해서는 AFP 통신보다 많은 136명으로 집계했다.
▽인도네시아는 8만, 미얀마는 90명?=하지만 이런 희생자 숫자도 조심스러운 집계일 뿐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30일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도네시아에서만 8만 명이 희생됐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외딴 섬의 희생자 수를 일일이 계산할 수 없다는 것.
한 예로 인도네시아의 정부 관계자는 작은 어촌인 메울라보에서만 1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 지역에서 실제로 사망자로 집계된 숫자는 3778명에 불과했다.
타임스는 미얀마가 발표한 사망자 수 90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폐쇄 국가인 미얀마는 외국 언론의 취재가 어려운 곳이다. 미얀마에서는 이번 해일로 17개 마을이 폐허가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망자 숫자는 처음 발표에 비해 늘어나지 않았다. 빌 맥과이어 런던대 교수는 "미얀마가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숫자가 너무 적어 의심스럽다"며 "태국과 비슷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량과 식수 부족, 전염병 창궐로 발생하는 추가 사망자를 제외하고라도, 이런 식의 집계라면 실제 희생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외국인 사망·실종자 수도 제각각=해당 지역에서 희생된 외국인의 숫자도 제각각이다. 로이터는 이번 지진과 해일로 한국인 41명을 포함, 외국인 24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한국인 사망자 41명은, 한국 정부의 집계 6명과 큰 차이가 나는 것. 그러나 이 보도는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AFP는 태국에서 실종된 숫자가 1500명이며 이중 대부분이 외국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외국인의 사망·실종자 수가 매체마다 또 정부 발표와 다른 것은 각 통신사의 집계과정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서구에 본사를 둔 통신사들은 현장에서 외국인 여부를 확인한 뒤 '속보성' 보도를 하는 반면, 각국 정부는 신원 및 자국민인지 확인하고야 사망으로 발표하는 것. 이에 반해 현지 주민 희생자 수에 대해서는 섣부른 보도를 할 수 없어, 피해국 정부가 '확인한' 숫자를 토대로 보도하기 때문에 실제 희생자 수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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