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외교정책이 더욱 연성화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에서 이라크전쟁 등으로 소원해진 동맹국과 관계개선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자주 물의를 빚은 볼턴 차관은 유럽 동맹국들의 거부반응을 일으켰으며 북한과 이란 문제 등에서 ‘당근’보다는 ‘몽둥이’를 선택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각국 정부로 하여금 의심스러운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을 저지,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물질을 압수토록 하는 등 강력한 안보 조치를 강구해 왔다. 또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반대했고, 해외 주둔 미군이 ICC의 재판 대상이 되지 않도록 수십 개국과 협상을 벌여 동의를 얻어내기도 했다.
그는 부장관 승진을 기대해왔으나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가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의 후임으로 임명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자 사임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는 “결국 대북정책의 큰 틀은 부시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볼턴 차관의 사임은 라이스 내정자가 볼턴 차관의 후원자인 딕 체니 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물러난다는 점에서 강경파보다는 온건파의 목소리가 작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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