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케릭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집권 2기의 국토안보부 장관에 지명됐다가 포기한 케릭 전 뉴욕시 경찰청장이 폭력조직 연계의혹에 이어 이번엔 9·11테러 당시 불륜행각을 벌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는 15일 “케릭 당시 경찰청장이 9·11테러 현장에서 작업 중 지친 구조대원들이 휴식할 때 사용하던 아파트에서 혼외정사를 즐겼다”고 폭로했다.
문제의 아파트는 케릭 전 청장이 한 부동산회사에 요청해 얻어낸 28층짜리 건물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에서 2블록 떨어져 있다. 그중 방 2개짜리 아파트를 케릭 씨가 사용했으며 이곳에서 자신의 자서전을 펴낸 출판업자 주디스 리건 씨와 밀회를 즐겼다는 것.
또 뉴욕데일리 등 뉴욕지역 신문들은 15일 케릭 씨가 교도소에서 근무하던 1999년 맨해튼의 아파트 두 채를 터서 하나로 만드는 공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수리업자들은 담합입찰로 4년 6개월 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인간승리의 표본으로 그려졌던 케릭 씨는 불과 며칠 만에 타락한 공직자의 표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시각장애 블런킷 英내무장관▼
직권을 남용해 옛 애인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데이비드 블렁킷 영국 내무장관이 15일 사임했다.
블렁킷 장관은 가난과 시각장애를 극복한 입지전적인 인물. 그는 옛 애인이 고용한 외국인 유모의 비자를 급행으로 내줬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블렁킷 장관은 비자 발급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부인했으나 자신에게 쏠린 비난이 정부 권위에 손상을 주고 있어 사임을 결심하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그의 사임 결정은 이번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를 며칠 앞두고 나온 것.
블렁킷 장관은 2002년 12월 애인이었던 킴벌리 퀸 씨의 필리핀인 가정부 레온시아 카살메 씨가 오스트리아에 있는 언니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비자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자 ‘전화를 걸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4주 정도 걸리는 비자가 며칠 만에 발급됐다.
그러나 블렁킷 장관은 비자 발급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영국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관도 영국 내무부 관리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