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25층 건물 흔들… 죽는다고 생각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 김일두 청두 한국총영사 인터뷰

교민 1000여명 전화 불통 피해집계 안돼
시민들 “대규모 여진 온다” 거리서 밤새워

“지금 청두(成都) 시민은 대부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거리에 나와 풀밭 등에서 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김일두(사진) 청두 주재 한국총영사는 12일 밤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두TV 방송국에서는 별다른 여진이 없을 테니 들어가도 좋다고 말하고 있지만 안심을 못해 시민들이 모두 나와 서로 안부를 묻는 등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쓰촨(四川) 성 성도인 청두는 이번 지진의 진원지에서 92km 떨어진 곳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지진 당시 상황은….
“정말 이대로 죽는 게 아닌가 할 정도였다. 일본에서 근무하면서 몇 차례 지진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심한 것은 처음이었다. 25층 건물의 19층에 총영사관 사무실이 있는데 사람이 제대로 걷지 못하고 넘어질 정도로 3분 정도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 다행히 사무실 피해는 없다.”
―교민 피해는….
“지진이 난 직후부터 아예 모든 사무실의 전화와 휴대전화가 거의 불통이었다. 청두에는 1000여 명의 교민이 있다. 교민의 피해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5명의 영사에게 시내에 나가 교민들의 피해를 알아보도록 했다. 학교와 음식점 사무실 등을 가봤는데 건물에 금이 간 정도의 피해는 보았지만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 전화가 불통인 상태여서 지금 교민 피해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 지금 통화도 지진이 난 뒤 두 번째 겨우 연결된 것이다.”
―지금 청두 시내 상황은….
“사람들이 여진이 두려워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또 밤에 대규모 여진이 있을 예정이라는 등 유언비어도 많이 나돌고 있다. 70대 현지 주민의 얘기로는 평생 이런 지진은 처음 본다고 했다.”

―시내 건물은….
“우리 건물도 금이 갔다고 한다. 다른 사무실 사람 중엔 다친 사람도 있다. 사무실이 있는 지역은 시내 중심이어서 대부분 내진 설계가 돼 금이 간 정도의 피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이 많은 시외나 주변 시 지역은 건물이 많이 무너졌다고 들었다.”

―호텔이나 병원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나.
“아니다. 일부 불안한 호텔은 손님들을 다 소개했다. 아예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 내진 설계가 잘된 호텔만 지금 손님이 들어가 있다. 심지어 안전상태가 불안하다고 판단되는 병원도 환자를 다 내보냈다. 총영사관이 있는 건물은 비교적 내진 설계가 잘됐음에도 오늘 오후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고 폐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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