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구자룡]피보다 진한 눈물로 하나가 된 13억

  • 입력 2008년 5월 17일 02시 58분


14일 중국 쓰촨(四川) 성 북부 칭촨(靑川) 무위(木魚)중학교의 무너진 학교 건물 옆. 구조대원 가운데 아들이 학교에 메고 간 피묻은 가방을 가슴에 꼭 껴안은 젊은 아빠가 고개를 떨어뜨린 채 흐느꼈다. 그의 아들은 이 학교에서 매몰돼 숨진 178명 중의 한 명이었다.

TV로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중국 언론에 가족 친지 친구를 잃은 사람들이 슬픔과 비탄에 빠져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중국이 온통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다. 때로는 극적으로 구조돼 살아 돌아온 것을 기뻐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눈물도 있다.

14일 중앙(CC)TV와 인터뷰를 하던 광위안(廣元) 시의 마화(馬華) 시장은 인터뷰를 시작한 지 10초가량 지났을 때 주민들의 피해를 설명하다 북받치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결국 1분가량을 통곡하다시피 했다.

CCTV의 한 여기자는 더양(德陽) 시 초등학교 건물 잔해에 흩어져 있는 어린아이들의 피 묻은 책과 노트, 옷가지 등을 보며 생중계하다 목이 메고 눈물이 쏟아져 말을 잇지 못했다. 방송사고였지만 방송국의 아나운서도 아무 말도 못하고 그가 진정하기만을 기다렸다.

도로가 끊겨 접근이 안 됐던 진앙 원촨(汶川) 현에 무장경찰 선발대 6명이 처음 극적으로 접근한 13일 오후 11시 15분. 대원들과 생존한 주민들은 마치 생이별했다 상봉한 가족처럼 얼싸안고 울었다.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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