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애도’ 성화봉송도 중단

  • 입력 2008년 5월 20일 02시 58분


반기 올린 톈안먼 광장19일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반기로 게양된 가운데 수만 명의 시민들이 대지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8일째인 이날 오후 2시 28분부터 3분간 중국 전역에서는 애도의 묵념이 진행됐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반기 올린 톈안먼 광장
19일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반기로 게양된 가운데 수만 명의 시민들이 대지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8일째인 이날 오후 2시 28분부터 3분간 중국 전역에서는 애도의 묵념이 진행됐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시신부패 전염병’ 58명 격리

잇단 여진 속 생존자 구조 끊겨

구조대원 200명 흙더미에 매몰

중국 쓰촨(四川) 성 대지진의 구조작업이 8일째로 접어든 19일 피해 지역의 수몰 위협이 현실화된 데 이어 전염병까지 발생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강진 발생 이후 전염병 창궐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중국은 이날부터 3일간을 ‘지진 피해자 전국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베이징(北京) 올림픽 성화 봉송과 모든 공공 오락 활동을 중단했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만4073명, 부상자는 24만5108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전염병…개…언색호 붕괴=쓰촨 성 위생국은 18일 오후 6시 현재 시체 부패로 인한 전염병인 ‘가스 괴저병’ 환자 58명이 발견돼 청두의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19일 신징(新京)보 등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 병은 원인균이 상처로 들어와 1∼4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즉각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사율이 높다.

청두 화시(華西) 병원에는 가스 괴저병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환자 5명이 14일 처음 찾아온 이후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국영 중앙(CC)TV가 전했다.

신징보는 또 지진 피해지역 곳곳에서 “주인 잃은 개들이 공격적으로 변해 사람들을 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중국 기상국은 20일부터 3일간 지진 피해 지역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해 언색호 둑의 붕괴 휘험도 커지고 있다.

한편 지진 피해지역 주민의 25%가 지진으로 심리적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신징보가 보도했다.

▽중국은 지진 피해자 추모 중=쓰촨 성 지진 피해자 추도 첫째 날인 19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등 중국 전역에는 반기(半旗)가 걸렸다. 12일 지진이 발생한 시각인 오후 2시 28분에는 중국 전역에서 3분간 지진 희생자를 추도하는 묵념이 진행됐다.

CCTV는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추도 분위기를 전했다. 톈안먼의 차량 경적소리, 상하이(上海) 황푸(黃浦) 강의 뱃고동 소리, 우루무치(烏魯木齊)중학교 학생들의 묵념, 하얼빈(哈爾濱) 기차역 플랫폼에서 도열해 묵념하는 승무원들, 지진 피해지역인 베이촨에서 잠시 구조작업을 멈춘 구조대원들, 그리고 홍콩과 마카오의 추도 경적소리 등이 차례로 화면을 지나갔다. 분초를 다퉈 거래가 이뤄지던 상하이와 선전(深(수,천))의 증권거래소도 3분간 거래를 중단했다.

신화통신 신랑(新浪) 런민왕(人民網) 텅쉰(騰訊) CCTV 등 9개 언론이 참여한 ‘온라인 연합 추모 사이트(512.china5000.org.cn)’에는 많은 사람이 추도사를 남겼다.

▽잦아지는 희망…여진 공포 지속=지진 발생 8일째를 맞으면서 생존자 구조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날 오후 2시 6분 북부 칭촨(靑川) 현에서는 리히터 규모 5.4의 여진이 발생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앞서 장여우(江油) 시에서 이날 오전 규모 5.7의 여진이 발생해 세 명이 죽고 10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또 쓰촨 성에서 지진으로 끊어진 도로를 복구하던 구조대원 200여 명이 진흙 더미에 깔려 3일 동안 매몰돼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18일에는 한 통신회사 기술자가 원촨(汶川) 현으로 복구 작업을 가다 산사태로 매몰된 뒤 제때 구조되지 못해 사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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