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 성 대지진의 여진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쓰촨 성정부가 주민 1만여 명을 저장(浙江) 성으로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일부 재난지역에서는 관리들이 구호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재민들이 격렬한 유혈 시위를 벌였다.
○ 사망·실종 8만명… 가옥 피해 1100여만 채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3일 낮 12시 현재 인명 피해 현황은 사망 5만5740명, 부상 29만2481명, 실종 2만4960명이라고 23일 밝혔다.
또 가옥 546만1900채가 완전 붕괴하고 593만2300채가 반파되거나 파손되는 등 총 1139만4400채가 피해를 보았다.
중국 정부는 22일까지 이재민들에게 임시 숙소용으로 44만3340개의 천막을 제공했으나 여전히 300만 개의 천막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 상점 안에 구호물자 쌓여 있는 것 발각
홍콩 밍(明)보는 21일 쓰촨 성 더양(德陽) 시 뤄장(羅江) 현 소재지에서 구호물품이 엉뚱한 곳으로 빼돌려지고 있다며 주민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이다 유혈 충돌이 일어났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이 한 상점에 물건을 내리면서 시위가 시작됐으며 상점 안에 대량의 구호물자가 쌓여 있는 사실이 확인되자 주민들이 현장에 출동한 현정부 간부와 경찰 간부를 집단구타하고 경찰 차량을 부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 쓰촨 성 주민 이주계획 발표는 처음
쓰촨 성정부는 칭촨(靑川) 현의 주민 5만여 명이 대부분 가파른 산기슭에 거주하고 있어 앞으로도 지진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1만여 명을 아예 저장 성으로 이주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쓰촨 성 주민의 타성(他省) 이주 계획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베이촨(北川) 현의 언색호가 22일 수위 상승으로 붕괴 위기에 처하자 하류에 있는 장유(江油) 시 주민 3만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홍콩의 펑황(鳳凰)TV가 23일 보도했다.
베이촨에서 6km 떨어진 탕자(唐家) 산에 생긴 이 언색호는 최근 수위가 716m까지 올라간 데다 25, 26일 폭우가 예보돼 대홍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진국은 또 정밀조사 결과 진앙인 원촨(汶川) 현에서 서북쪽으로 300km가량 떨어진 칭촨 현 차오촹(喬莊) 진 스쯔량(獅子粱) 산의 허리에 큰 단열층이 생긴 사실을 발견하고 산 아래 지역 주민 1만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지진국 관계자는 “칭촨 현은 최근 규모 6.0 이상의 네 차례 여진이 모두 이곳에서 발생하는 등 가장 큰 여진 피해가 예상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 야오밍도 누리꾼 뭇매에 200만 위안 추가
기업과 사회 저명인사들의 기부가 줄을 잇는 가운데 누리꾼들이 기부를 사실상 강요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지진 발생 당일 200만 위안을 기부한 중견 부동산개발업체 완커(萬科)의 왕스(王石) 회장은 15일 개인 블로그에서 ‘자선이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에게 집중 공격을 당한 후 20일 1억 위안을 더 냈다.
‘국보급 농구선수’로 인기가 높은 야오밍(姚明)도 50만 위안을 냈다가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뒤 200만 위안을 추가했다. 기업과 유명인 등이 낸 기부금 액수가 공개되면서 구설에 오르자 이들이 ‘기부금 노이로제’에 시달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