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우리들은 알아요]청소년 은어

  • 입력 1997년 4월 8일 08시 27분


『「담탱이」 몰래 「범생이」 「왕따」를 빼고 「깔」을 데리고 「만두집」에 가자』 중고등학교를 졸업한지 한참된 사람들을 위해 이 문장을 「해석」해 보자. 「담임선생님 몰래 모범생과 따돌림 받는 애를 빼고 여자친구와 함께 전자오락실에 가자」. 「담탱이」는 남자 담임선생님, 「범생이」는 모범생, 「왕따」는 최고로 따돌림 받는 애, 「깔」은 이성친구를 뜻한다. 전자오락실을 「만두집」이라고 부르는 건 「만나서 (오락기를)두드리는 집」이기 때문. 청소년들 사이에 은어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청소년대화의 광장이 최근 전국의 남녀 중고등학생 1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은 이같은 은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는 것. 「날라리」를 「놀기만 하는 문제아」로 알아 듣는 사람은 청소년들의 대화에 낄 자격이 없다. 「날라리」는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애」를 의미하는 말로 공부만 잘하는 「범생이」보다 훨씬 인기있는 친구. 한마디로 무엇이든 「짱」(최고)인 친구다. 예전의 「날라리」 자리엔 최근 「놀러만 다니는 애」라는 뜻의 「놀러리」가 들어 앉았다. 공부도 못하고 놀지도 못해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친구는 여지없이 「꼬댕이」라 불린다. 「꼬댕이」이면서 촌스럽기까지 하면 「빈티깡」이 된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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