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헌법 20조a항에 ‘국민은 다음 세대를 위한 자연스러운 생활환경을 만들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헌법 정신에 따라 독일정부는 환경정책을 다음과 같이 추진하고 있다.
‘최선은 환경오염물질을 생산하지 않는 것이고 차선은 재활용이다. 최악은 그냥 버리는 것.’
때문에 독일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야만인 취급을 받는다. 이같은 환경정책 때문에 폐지 폐품 등의 재활용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재활용 교육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철저히 시행된다. 재활용의 이유와 환경오염이 주는 폐해를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어릴 때부터 습관화하는 셈이다. 상급학교부터는 환경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등학교와 김나지움의 교과서는 대부분이 헌 책이다. 재생용지이고 학기초에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가 회수해 다음 학기 학생에게 다시 배부하기 때문이다. 책 한권을 3∼5년씩 사용한다. 물론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독일의 주택가나 공공장소에는 빠짐없이 분리수거함이 놓여 있다. 폐지 유리(캔류 포함) 페트병 등 플라스틱류 일반 쓰레기 등 네가지다.
유리병 페트병은 예치금이 상품가격에 포함되어 있다. 1.5ℓ들이 생수를 살 경우 물값 1.30마르크에 유리병값 0.60마르크를 포함, 1.90마르크다. 병을 되돌려주면 0.60마르크를 되돌려 받는다.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독일인 1인당 쓰레기 생산량은 연 3백33㎏. 독일 전체로는 연간 3억t이나 된다. 이 양은 제주도 넓이를 0.7m나 높일 수 있다.
독일의 쓰레기 처리 기준은 대단히 엄격하다. 94년 제정된 재활용법은 제조 판매 사용자 모두에게 공동 책임을 지우고 있다. 또 91년 만들어진 포장법은 생산자에게 ‘그뤼네 마크(녹색마크)’를 상품포장에 붙이고 또 80%이상 회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회수된 것은 90%이상 재활용해야 한다. 이 법이 발효됐을 때 독일국민이 보여준 참여율을 보고 인근 국가들이 환경보호와 절약정신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물론 비용이 더 드는 생산업자들이 불평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백화점이나 슈퍼를 찾는 사람들이 상품 포장지를 벗겨 입구에 놓인 수거함에 넣고 나가는 게 일상화되어 있다.
일본은 음료수 캔을 파는 ‘자동판매기의 천국’이다. 전국 자판기에 하루 24시간 사용되는 전력이 원자력발전소 2개가 발전하는 양과 맞먹는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일본 전역에서 1년동안 쏟아져 나오는 캔은 무려 4백억개. 이 때문에 일본은 ‘캔 쓰레기의 지옥’이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자판기 옆에 수거용 통이 있고 회수율이 70%로 높지만 도처에 버려져 있는 캔도 많아 골치를 썩이고 있다.
미국도 유리병과 페트병의 재활용을 높여가고 있다. 연간 사용되는 유리병은 5백억개. 재활용률은 94년 25%에서 96년 38%나 됐다. 페트병 역시 90년 33%에서 95년 50%로 늘어났다. 그만큼 재활용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쿄·워싱턴·본〓윤상삼·홍은택·김상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