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E메일 코너]「명절 성차별」개선 홍보 필요

  • 입력 1999년 9월 21일 18시 45분


▼편지▼

저는 맞벌이 주부입니다. ‘미즈 앤 미스터’의 ‘명절 성차별 올 추석부턴 없애자’ 기사를 보고 더 강력한 사회적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명절이 다가오는 것 자체가 제게 스트레스를 줍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제가 남자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결혼 이후 처음으로 사회적 관습이 여자에게 정말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명절이나 시부모님 생신날이면 남편과 똑같이 회사에서 일하고 돌아왔는데도 당연히 저는 부엌에 들어가서 일하고 남편은 방에서 쉬어야하는 입장이지요.

물론 남편도 저를 도와주고 싶어하지만 시부모님께서 용납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시댁은 서울이고 친정은 지방이라서 결혼생활 6년동안 명절에 친정에 가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도 딸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딸이 커서 결혼을 하게 되면 이런 문제가 더이상 사회적 관심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myoschoi@lgeds.lg.co.kr)

▼답▼

명절을 가족 모두 즐겁게 보내자는 취지에서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제시한 아이디어를 소개했습니다. 남녀차별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독자의 의견대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홍보가 꾸준히 이뤄진다면 조금씩 나아질 것입니다.

남녀차별적 요소를 으레 그런 것이려니 하고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결혼이 집안간의 결합이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쪽 집안을 도외시하자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족 모두가 즐겁게 명절을 보낼 수 있고 또 형편이 된다면 한번은 시댁에서, 한번은 친정에서 보내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며느리’가 원하는 것은 당장 무엇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시부모나 남편의 이해와 도움일 것입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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