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중 가장 ‘손이 큰’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은 역시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다. 그는 각료와 수석비서관을 지낸 측근들에게 억대의 전별금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조사비 지출도 후했다는 것이 정가의 뒷얘기다. 5공시절 각료를 지낸 한 인사는 언젠가 사석에서 “기대했던 액수보다 0하나가 더 있더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전전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짜다’는 얘기를 들었던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장관(급)인사와 국회의원 군고위장성의 경조사에는 대략 3백만∼5백만원씩 지출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특별관리 대상자’에 대해서는 천만원 단위의 경조사비를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야당인사 시절 가장 ‘씀씀이가 큰’것으로 널리 알려졌던 인물. 13대 국회 끝무렵인 92년 8월 출판기념회를 연 한 직계 의원은 “1천만원이 담긴 총재명의의 봉투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통령 당선자 시절인 93년 같은 당 박모의원 딸 결혼식에도 5백만원을 보냈다. 집권 시절에는 자신의 청렴도를 부각시키기 위해 고액의 경조사비 지출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청와대에 근무했던고위관계자는 “주요인사의 공식적인 경조사에는 대략 1백만원선에서 경조사비를 지출한것으로안다”고말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고액 경조사비와 관련,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야당 총재시절인 95년 12월19일자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90년 아들(3남 홍걸)결혼식 때 모 재벌총수가 청와대 지시라면서 재벌자금 3억원과 청와대 자금 3억원 등 모두 6억원을 갖고 왔으나 청와대 돈 3억원은 반납하고 재벌 돈 3억원은 조건없는 정치자금조로 받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대통령의 취임후 경조사비 액수는 베일에 가려있다. 청와대측은 “결혼 등 축하행사의 경우 축의금이나 화환을 일절 보내지 않는다. 조사(弔事)의 경우도 조화나 조의금을 보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국회장 등 공식적인 경우에 조화나 조의금을 보내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예외적인 경우’란 여성계의 대모였던 이태영(李兌榮)여사와 빈민운동의 대부였던 제정구(諸廷坵)의원이 사망한 경우였다고 청와대측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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