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택시 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신도시 입주 초기엔 서울에서 밤늦게 귀가하려면 미터요금의 1.5∼2배를 내야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올들어선 일산까지 미터요금만 내고도 얼마든지 택시를 탈 수 있다. 택시들간의 서비스경쟁 덕분이다.
이같은 서비스경쟁은 일산에 거주하는 개인택시운전사 20여명이 지난해 10월 ‘한강콜’이란 회원제조합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서울 어디서든 전화를 하면 10분 이내에 달려간다. 요금은 미터기에 나온 대로만 받는다. 기사들도 대부분 친절하다.
일산에서 서울로 갈 때도 마찬가지다.
소문이 퍼지면서 발족 초기 하루 20여건에 불과하던 택시호출이 요즘은 하루 6백50여건, 월 1만5천여건으로 늘어났다. 회원도 갈수록 늘어나 현재 2백11명의 일산 거주 택시운전사가 가입했다.
이들은 월 2만원씩의 운영비를 내고 한번 승객을 소개받을 때마다 5백원씩을 추가로 낸다. 이 돈은 공동으로 마련한 사무실 운영비와 여직원 월급 등으로 지출된다.
사무실 여직원이 “△△빌딩 앞에서 손님 호출왔다”고 무전으로 알려주면 △△빌딩에서 5분 이내 출동 거리에 있는 기사들이 택시내 무전기의 버튼을 누른다. 가장 먼저 버튼을 누른 운전사가 손님을 태울 권리를 갖는다.
만약 5분 이내 출동 거리에 있지 않으면서 버튼을 눌러 손님을 가로챈 사실이 밝혀지면 회원자격 정지 등 엄격한 징계를 받게 된다.
또 손님에게 불친절하거나 웃돈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져도 징계를 받는다.
서울∼일산을 운행하는 택시는 이 조합 택시 외에도 고양지역 콜택시들이 있다. 이들은 서울에서 호출하면 즉각 달려가 일산까지 미터요금에 호출비 1천원만 더 받고 태워준다.
분당 등 다른 신도시엔 아직 이런 회원제 운영 방식의 콜택시가 없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