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산(경기 고양시)과 분당(경기 성남시) 등 신도시에선 어린이들 사이에 자전거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붐이 일고 있다.
자전거 운전면허제는 신도시를 관할하는 자치단체들이 자전거를 타는 초등학생들에게 교통질서와 안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도입한 것.물론 이 면허가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면허를 취득한 학생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안전교육을 받은 뒤 △직선형 △S자형 △굴곡 및 신호 급변경코스 등 자동차 운전면허시험과 유사한 주행코스를 통과해야만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도시 중 처음으로 97년 자전거면허제를 도입한 일산의 경우 지금까지 총 6회의 자전거 운전면허시험을 치렀다.
면허취득에 도전한 초등학생은 무려 4333명. 이 가운데 3097명이 면허를 따 합격률은 71.5%에 달한다.
일산의 자전거면허시험은 장항동 중앙공원의 미관광장 내 2500㎡ 규모의 실기시험장에서 치러진다. 면허를 따기 위해 방과후 매일 코스주행 연습을 하고 있다는 김모군(10·강선초등교 4년)은 “운전면허증도 없이 자전거를 탄다고 친구들이 놀려 면허증을 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사이에도 반응이 좋다. 주부 박모씨(38·일산구 일산4동)는 “아들이 면허증을 따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안전에 대한 의식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아 꼭 면허증을 따라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신도시에도 최근 자전거면허시험장이 생겼다. 성남시가 최근 분당구 초림동 탄천변에 완공한 면허시험장은 300㎡ 규모로 일산의 시험장처럼 3가지 주행코스를 갖췄다.
성남시는 내년 5월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2회(5월과 10월) 면허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자전거 운전면허제가 신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은 녹지대 주변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자전거 이용인구가 유난히 많기 때문. 일산의 경우 호수공원과 경의선 철로변 등 곳곳에 총 13.1㎞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고양·성남〓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