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연 인간/환경의 복수]'버려진 땅' 아프리카

  • 입력 2000년 4월 23일 20시 56분


▼'버려진 땅' 아프리카/파괴된 숲→사막화→빈곤-기아 악순환▼

버려진 땅 아프리카의 18개 민족이 수용된 난민촌 카쿠마캠프로 가는 길은 황량했다.

난민들은 케냐 국경지대인 투르카나주 로키초키오시에서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UNHCR)의 심사에 통과하면 이 곳에서 90여㎞ 떨어진 카쿠마캠프로 보내진다. 난민촌으로 가는 이들을 반기는 것은 따가운 햇볕과 흙먼지, 드문드문 서있는 이파리 하나 없는 가시나무뿐이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투르카나주는 원주민인 투르카나족이 목축을 하며 먹을거리 걱정 없이 살아가던 곳이었다. 어디를 가나 마실 물이 있었고 우거진 숲은 맛있는 과일의 보고였다. 1년에 3∼4개월의 우기(雨期)가 있어 강에 물이 흘렀다.

그러나 투르카나주는 이제 물과 과일이 사라지고 1년에 한차례 비가 올까 말까한 사막으로 변해버렸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우유와 짐승의 피, 나무 열매를 주식으로 살아왔다. 70년대초 이들이 웅가 라 불리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백설기와 비슷한 우갈리 에 맛들인데서 비극은 시작됐다.

이들은 웅가를 살 돈을 마련하려고 숯을 만들어 도회지에 팔았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숯가마로 들어갔다. 숯으로 만들기에는 가지가 너무 앙상한 가시나무만 남았다.

92년 문을 연 카쿠마캠프의 난민들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난민들은 집을 짓고 음식을 조리하려고 난민촌 주변의 나무를 베어냈다.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의식주를 해결하기에 급급한 이들은 타향의 자연을 파괴하는 것에 죄책감 을 느끼지 않았다.

유엔환경계획(UNEP) 숲 담당자인 바이마스 탈은 난민들이 어릴 적 추억이 서린 고향의 숲이었다면 나무 한그루라도 소중하게 여겼을 것 이라고 말했다.

숲이 파괴되자 샘이 사라졌고 비도 내리지 않게 됐다. 가축들이 먹을 풀도 사라졌다.

카쿠마캠프 주변의 투르카나족은 이제 물을 얻기 위해 바닥을 드러낸 타라쉬강을 파헤치고 있다. 평상시에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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