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연 인간]'FSC'는 임업회사들의 '호랑이선생님'

  • 입력 2000년 8월 21일 18시 51분


최근의 산림인증제를 주도하고 있는 국제 환경연합체인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는 북미와 유럽 등의 임업회사들에게 ‘호랑이 선생님’이다.

지난해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 FSC식 산림인증제의 핵심은 산림경영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즉 임업회사가 생산하는 목재의 품질보다는 임지 경영의 환경친화도가 인증의 대상이다. 지금까지 FSC는 인증 대상 임지를 미국 영국 독일부터 짐바브웨까지 전세계 31개국의 1762여만ha로 늘리며 급속히 세를 넓히고 있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멕시코 정부로부터는 운영자금을 지원받을 정도. 물론 임업회사들의 지원은 사절이다.

FSC가 이렇게 시장의 힘을 이용한 강도 높은 환경운동을 펼치게된 데에는 93년 8월 캐나다 밴쿠버섬 서해안의 클레이쿠앗만(灣) 시위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이 일대의 해안천연림을 벌채하던 임업회사 맥밀란 브로델사의 ‘환경 파괴’를 저지하기위해 벌채 진입로를 가로막던 환경단체들의 활동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캐나다 전국에서 몰려던 옹호자들이 야영을 해가며 몇 달씩 진입로를 봉쇄했다.

결국 캐나다 사법사상 최대 규모인 800여명의 시위대가 현장에서 체포된 이 사건을 겪은 뒤 환경단체들은 ‘무대포’식 투쟁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닫고 소비자의 구매력을 환경운동에 접목한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CANFOR는 9∼10월을 시작으로 올해내 1만6000ha의 임지 전체에 대해 FSC 인증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올 초 미국 뉴욕주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주내 국립공원을 제외한 주유림 30만ha 전체에 대해 FSC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프린스조지·밴쿠버〓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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