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일본 오사카(大阪)의 오사카돔에서 ‘재일 코리안과 오사카부민 친선교류 페스티벌―오사카 하나 마투리’라는 행사가 열렸다. ‘하나’는 한국어로는 ‘한 개’이지만 일본어로는 ‘꽃’이라는 의미. 마투리는 고대 부여의 제천의식인 영고(迎鼓)에서 유래된 말로 ‘축제’를 뜻하는 일본어 ‘마쓰리(祭)’의 어원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 이름은 민단 및 총련계를 합쳐 20여만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는 오사카에서부터 남북한 및 일본인이 화합해서 공생의 꽃을 피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같은 취지를 살려 민단 오사카 지방본부 김창식(金昌植) 단장, 총련 오사카본부 오수진(吳秀珍) 위원장, 나카가와 가즈오(中川和雄) 전오사카 지사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날 축제는 지난해 6월의 남북정상회담이 계기가 됐다. 오사카의 민단과 총련은 정상회담 이후 상공인골프대회, 남북한 불교도 공동법회 등을 열면서 교류를 넓혀 왔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의 화해무드가 열매를 맺은 것. 민단과 총련이 이처럼 큰 이벤트를 공동 개최한 것은 분단 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사물놀이와 일본 북의 협연, 500여명으로 구성된 재일동포합창단의 메들리, 퍼레이드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어린이회화전과 기념품전시회도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오사카의 13개 조선학교와 한국계 금강학원, 재일본태권도협회,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 무용부 등 민단과 총련계 산하 단체들이 거의 모두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가수 이미자 최진희 Y2K, 국악신동 유태평양군 등이 노래와 창을 불러 동포들을 위로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