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력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26일 밤 임신한 한 아시아계 여인의 상점에 백인들이 몰려가 돌멩이를 던진 것에서 비롯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에 격분한 파키스탄과 인도, 방글라데시아계 청년 100여명이 곧바로 백인들이 모여 있던 한 술집으로 몰려가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으며 이에 백인들도 투석으로 맞서면서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사태 진압을 위해 출동한 폭동진압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이들을 일단 해산시켰으나 “유색인종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모여든 백인과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시아계 청년 500여명이 27일 오전까지 시내 곳곳에서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 아시아계 슈퍼마켓과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 10여대가 불탔다.
경찰은 이번 폭력사태가 다른 지역으로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1000여명의 병력을 시내 곳곳과 외곽으로 통하는 도로에 배치했으며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21만9000명의 주민 중 12%가 아시아계인 올덤 지역은 오래 전부터 아시아계와 백인간에 갈등을 빚어 왔으며 외국인 추방을 주장하는 백인 폭력조직이 결성돼 아시아계 주민에게 폭력을 휘두르면서 지난해에만 양측에서 75명이 체포됐다.
아시아계 주민들은 그동안 몇 차례 백인에 의한 폭력사건을 경찰에 고발했으나 경찰이 이를 묵살하자 최근 자신들이 사는 동네에 백인들이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대응조치를 취했다.지난달에는 76세의 한 백인 노인이 아시아계 동네에 들어가려다 뭇매를 맞는 사건이 발생해 아시아계 이민자를 반대하는 극우정당 국민전선(NF) 지지자들이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